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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란지교를 욕망하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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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ㆍ작성일: 2010/03/26 | ㆍ조회: 1208 | |
| ㆍ추천: 0 | ㆍIP: 222.xxx.107 |  http://blog.naver.com/ped6009 |
빗방울에 끌려 하늘이 낮아지는 날이면 은근히 야한 소리를 나눌 수 있는 여자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이런 날은 섹스가 끌리는 날이야. 넌 어떠니?'라고 말해도 되는 친구가 멀지 않은 곳에 살고 있으면 좋겠다. 괜히 나서기는 그렇더라도 가슴이 아려 올 땐 찾아갈 만큼의 적당한 거리에 살고 있으면 좋겠다. 나와도 좋고 나오지 않아도 좋지만 '한 번 볼래? 집 근처인데.'라고 말하고도 뻔뻔할만큼 차분해지는, 그런 여자 친구였으면 좋겠다. '밥 먹고 이빨도 안 닦았는데 그래도 좋나?' 하며 헛웃음을 터트리는 그런 여자 친구였으면 좋겠다. 그녀는 예쁠 필요도 없고 섹시할 필요도 없다. 왜 늦은 밤에 자기를 찾아왔는지를 아는 그녀였으면 좋겠다. 섹스를 기대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 만큼의 눈치를 가진 그런 친구였으면 좋겠다. 그냥 슬쩍 어깨를 안아보는 것만으로도 꽤 먼길을 달려온 위안이 될만한 친구였으면 좋겠다. 그렇다고 부담스럽게도 사랑이라는 말이 튀어나오는 그런 친구는 아니길 바란다. 혹시라도 그렇게 마음이 흔들리고 싶지는 않다. '좋겠다'라고 말하는 모든 것들을 잃어버릴테니까. 다만 남녀 사이의 허울을 벗어버린 그런 누드같은 사이였으면 좋겠다. '너랑 나랑은 언젠가 섹스를 하게 될까?' '네 앞에서 벗은 건 마음이지 아직 옷은 아니거든!.'이라고 여지를 남기면서 튕길 줄 아는 그런 여자였으면 좋겠다. '많이 간지러우면 10 초 줄테니 입술만 가져갈래? 김치 냄새는 좀 나겠지만.' 이라며 쿨한 척 우아를 부릴 줄 아는 여자였으면 더 좋겠다. 같이 술 한 잔이라도 할 때면 '우리 말야. 딱 세 번 만 하자.' '뭘?' '섹스.' 이렇게 말해도 되는 친구가 있으면 좋겠다. '세 번이 아쉬우면 옵션으로 하나씩 더 가져도 되고.' 라고 농담처럼 말하다가 어느새 채털리 부인을 지나 갯스비를 말하면서 인간의 욕망을 토론할 수 있는 그런 여자였으면 좋겠다. 섹스를 해도 좋고 하지 않아도 좋다. 다만 약간의 긴장을 일으킬 만큼의 눈빛을 가지고 있으면 참 좋겠다. 십년을 가더라도 지루하지 않을 친구였으면 좋겠다. 지난 밤처럼 비가 무거운 날이면 거절당할 줄 알면서도 애절한 목소리를 깔아 '날굿이처럼 한 번 하자니까.'라고 투정하듯 말해도 되는 그런 여자 친구가 있었으면 참 좋겠다. 실없는 소리인 줄 알고서 빗소리 장단을 맞춰줄테니까..... 비에 젖은 그런 촉촉한 단어들을 나눌만 할테니까..... 혹시라도 '그럴까?' 하는 말을 기대해도 창피하지 않을테니까 말이다. 영만거사의 좋은 글에 답하는 것치고는 너무 본색적이지는 않나 모르겠당...ㅎ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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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호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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