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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운 좋은 김씨의 하루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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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ㆍ작성일: 2010/10/19 | ㆍ조회: 1046 | |
| ㆍ추천: 0 | ㆍIP: 222.xxx.124 |  http://blog.naver.com/ped6009 |
직장 돈 없고 여자는 커녕 가족 하나 없이 혼자 딩구는 궁상남이다. 주위에서 그 남자가 무엇으로 사는지 아는 이가 없다. 궁금해하는 이도 없다는 것이 정확한 표현이다. 아침겸 점심으로 라면을 끓였다. 오래전에 바닥났다고 생각하는 라면 하나를 찾아낸 기쁨이 아침을 가득 채운다. 길게 꼬부라진 한 줄의 면발이 입에 머무는 시간의 행복감을 그는 절대 놓치지 않는다. 구강의 포만감을 느끼게하는 꼬불 쫄깃한 면발의 촉감이 짜릿하다. '아~~~~' 만 원을 챙겨들고 근처 다방으로 들어갔다. 운 좋은 날이다. 미스 김이 한가롭게 제 손톱을 긁으면서 콧노래를 흥얼거린다. 가슴이 둥텅거린다. 평소 개 보듯 하던 미스 김도 저 심심하면 가끔 차 한잔 얻어먹을 양으로 웃음을 흘리기 때문이다. 십 여분을 노닥거리면서 미스 김 허벅지에 손 한번 슬쩍 올려본 것으로 그는 지극한 행복감을 느낀다. 그녀에게 사준 커피 한 잔 값만큼의 허벅지이다. 나오면서 미스김 엉덩이를 툭 쳤다. 보너스. 눈 한번 흘겨보는 것으로 시비는 끝났다. '대박난 하루군. 내일도 오늘과 다르지 않기를..아멘.' 오후에 집에 들어가려다 집 주인을 만났다. 아차 싶다. 며칠 동안 잘 피해다녔는데 꼼짝없군. 몇 달 밀린 월세로 들볶일 줄 알았는데 얼씨궁! 주인 아자씨 낮 술 한잔 볼그작작 허허허 웃으며 어깨를 툭치고는 제 집으로 쏙 들어가버린다. '오늘은 왜 이리 운이 좋은거지? 이러면 남은 하루가 불안한데.' 꼬깃한 이불 속으로 끼어들 쯤 누군가가 방문을 두드린다. 오늘 이사온 집이라며 은박지에 절반쯤 식은 김치 전 한 덩어리를 놓고 간다. 아무 생각없이 김치 전을 앞에 두고 앉아있다가 문득 며칠 전 남긴 소주 반 병이 생각났다. 덜 씻긴 밥그릇에 남은 소주를 콸콸 붓고는 김치 전을 내려다보면서 그는 눈물을 뚝뚝 흘린다. ' 씨팔, 오늘 왜 이리 운이 좋은 거야.. 행복해서 미치겠군'. 그가 왜 행복한가 하는 것과 그가 정말로 행복한가하는 것은 그의 문제이다. 당신이 행복해하는 것을 남들은 이해하지 못할 수도 있고 반대일 수도 있다. 그렇지만 혼자만의 지극한 행복은 있는 법이다. 행복이 그렇게 하잘 것 없을지라도 그게 행복이니 어쩌랴. 이반 데니소비치가 시베리아 수용소 한 끼 따뜻한 국물을 마시는 행복한 순간을 위해 하루를 보냈다는 것을 기억한다. 그만큼의 행복만으로도 하루를 견딜 힘을 얻는다는 것을 아는 것이 진정한 행복의 힘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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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강
이경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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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성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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