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고 투명한 가을하늘, 원색의 단풍을 보면서, 바스락거리는 낙엽과 대화를 한다.

가을 하늘이 깊고 투명하다고 하지만 친구들의 마음보다 더 깊고 투명하겠는가.

단풍이 아무리 붉다한들 친구들의 우정에 대한 열정보다 더 붉겠는가.

낙엽과의 대화가 철학을 논한다 할지라도 친구들의 잡담보다 더 의미가 있겠는가.

이 모든 것을 친구들과 함께 하지 못하는 것이 너무나 아쉽다.

오늘이 있기에 어제의 의미가 있고 내일의 희망이 있을 것인데,

어찌하여 오늘 함께하지 못하고 추억을 만들 것이며 이로 인한 기쁨을 기대할 것인가.

3D 인생, 최선은 못하고 차선으로 청계산에 올라 그날의 공감각을 느껴보고 싶다.

그날 다원 등산이 된다면 나처럼 참가하지 못한 친구들도 그날의 추억을 공유할 수 있지 않을까?

보해는 부산의 금정산에서, 나는 서울 청계산에서, 그리고 또 다른 친구들은 각기 다른 산에서.

전국의 산에서 동시에 28산우회의 족적을 남긴다면 그것도 기억에 남을 추억이 되겠지.

시월의 마지막 날,

만추의 아름다운 풍경들과 친구들의 우정이 어우러진 가야산의 천지인을 상상하면서

그날 하루만이라도 우리 모두 함께 모여 자연이 내린 축복을 만끽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