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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두대간 산행기 13편-진고개,매봉,대관령(28구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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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ㆍ작성일: 2011/05/16 | ㆍ조회: 1358 | |
| ㆍ추천: 0 | ㆍIP: 58.xxx.180 | |
봄빛이 완연한 4월 2일 토요일, 이번 백두대간은 대관령-진고개의 약 26Km, 상당히 긴 구간이다. 특히 대간 코스를 포함하여 노인봉부터 상당히 넓은 지역이 삼림보존구역으로 설정되어 일반인들의 통행이 금지되어 있다. 소황병산 근처에 감시초소가 있어, 감시인이 근무하는 오전 9시 이전에 이곳을 통과해야 한다. 때문에 오늘은 다른 날보다 1시간 빠른 새벽 4시에 안산 중앙역을 출발하였다. 이번 동계 기간에 회원들의 건강 이상 등 각종 개인 사정으로 참석인원이 상당히 감소하여 예전같은 활기가 느껴지지 않는다. 뭔가 클럽 발전을 위하여 회원들 모두 심기일전하는 계기가 필요한 것 같다. 버스에서 회장님이 오늘 산행은 대략 선두는 6시간, 후미도 7시간 정도면 충분하고 일찍 안산에 귀가할 수 있을 거라고 예상하신다. 대부분 회원들도 가벼운 마음으로 임하면서.......스패츠를 착용 않는 회원들도 있었으니........(사실은 오늘처럼 스패츠가 절실했던 산행은 결단코 없었다!!!) 한치 앞도 모르는게 인생이라더니........기라성 같은 선험자 및 산행고수들의 예상은 말할 것도 없고, 수차례 이 구간을 주파한 여러 경험자들 마저 심설과 안개의 늪에서 길을 잃고 수많은 알바를 거듭하다가......결국은 소수 몇몇 회원을 제외하고 제각각 각자도생의 탈출이라는 치욕을 겪고 말았으니.....ㅠㅠㅠㅠ 1. 산행일시 및 구간 ◆ 산행구간 : 진고개-노인봉-소황병산-매봉-곤신봉-선자령-새봉-대관령(26Km) : 2011년 4월 2일(토), 당일산행, 산행시간(07:40~15:00, 안개와 심설, 대형 알바로 중간 탈출)  2. 진고개 휴게소! 노인봉을 향하여~~ 진고개 휴게소에 도착한 것은 7시 40분경. 상당히 차가운 공기에 안개가 자욱하다. 눈도 약간씩 녹고, 사람들이 지나다닌 흔적도 꽤 있어 아이젠 없이 오르막을 치고 올라간다. 되도록 빨리 감시초소를 지날 욕심으로 부지런히 걸음을 옮긴다. 일차 목표는 노인봉! 일반인들도 많이 가는 코스이다.  <노인봉 오르막길에서 나> 오르막, 계단, 내리막을 반복하며 노인봉에 도착! 다행히 9시까지는 남은 시간에 여유가 많다. 자연스럽게 경험이 많은 회장님, 김은철대장님등과 함께 동행을 하였는데........ 이런! 칠흑 같은 안개 때문에 시야가 가려 노인봉 지나서 1차 알바를 겪었다. 되돌아 보니 오늘 대형 알바 산행의 전조였나 보다. 선두 역시 길을 찾기가 만만치 않은 모양! 어떻게 무전을 주고 받으며 겨우 제대로 코스를 찾아 계속 진행하는데...... 3. 목장에서 길을 잃다!(2차 알바)  <소 황병산 감시초소, 9시 이후부터 감시인이 지킨다> 노인봉 대피소를 지나 소황병산 감시초소에 도착하여보니........다행히 감시인은 없다. 하기사 이 춥고 안개에 자욱한 고개마루에 이 시간에 나와 있을 공무원(?)이 있을리야 안심하면서.......앞이 툭 트인 삼양 대관령목장을 향하여 보무도 당당히 걸어나간다. 정말 가슴이 뻥 뚫리고 이런 기세라면 한달음에 대관령까지 내달릴 수 있을 것 같다.  <소황병산 팻말에서 포즈를 잡다> 소황병산 팻말에서 서로 다투어가며 인증샷을 찍고 눈에 덮인 내리막 초원지를 내려간다. 십 수명이 한데 엉켜 아래로 아래로 내려가는데.......여성 회원들은 누워서 미끄럼까지 즐기신다.  <아무래도 여기가 아닌가벼???> 그런데.......고참들이 아무래도 이상하단다. 과거 기억을 떠 올려 가며 아닌 것 같다는게 중론이다. 각자 여기저기 전화해 가면서.......또 상호 난상 토론을 거친 결과.......다시 감시초소까지 되돌아 가서 왼쪽으로 방향을 잡아야 한단다. 눈에 푹푹 빠지고.......또 눈 표면은 얼어있어 미끄럽고.......다시 거꾸로 짙은 안개를 뚫고 오르막길을 갈려니 만만치가 않다.  <알바 속에서도 아직은.....여유있게 웃다!> 4. 산속에서 길을 또 잃다!(3차알바) 소황병산 팻말을 거쳐 다시 감시초소에 도착하여 방향을 바로 잡았다. 목책길 넘어 백두대간 리본이 하나 걸려있다.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다. 목책을 넘어서니 이런! 다시 심설구간이다. 목초지역에 내린 눈들이 모두 산쪽으로 밀려와 있는 형상이다. 지난 닭목령-대관령 구간보다 눈 깊이가 더하다.  <산속으로만 가면 대단한~~~심설이다!> 열심히 가긴 하는데.......모두들 눈 속에서 허우적거린다. 특히 스패츠가 부실하거나 아예 준비해오지 못한 회원들은 신발과 양말이 금새 젖어들어 고통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아까 대간 표시 리본은 분명히 맞는데 길이 눈속에 묻혀 보이지 않는데다, 짙은 안개때문에 주위가 전혀 보이지 않아 방향을 잡을 수가 없다.   <심설과 알바속에서도 활짝 웃는 철녀님, 이번에 러셀하느라 정말 고생한 슈퍼래빗!!!> 그래도 사람의 흔적이 조금이라도 있는 방향으로 꾸역꾸역 전진하는데.........선두와 무전을 통하는데 이런, 선두 역시 두 그룹으로 나뉘어 알바 중이란다. 모두들 소황병산 목초지에서 아직도 길을 잃고 헤매고 있단다. 도리어 우리 일행에게 조언을 받아 다시 감시초소로 되돌아 오고 있다고 하니......오늘 산행의 전도가 심히 우려스럽고 불안하기만 하다.  <심설의 깊이가 정말 장난이 아니다~~~> 모두들 아마 맞을 거라고 서로 위안해 가면서 열심히 내리막을 내려가는데.......이런!! 자그마한 등성이에서 완전히 길이 끊겼다. 아무리 둘러봐도 길이 없다. 없는 길을 열심히 헤쳐 온 것이다. 눈이 허리까지 빠져들어 되돌아 갈 생각을 하니 까마득하기만 하다. 다시 난상토론을 거듭한 결과..........회장님이 일단 목초지로(우측방향) 신속히 탈출하기로 정한다. 십 수명이 회원들이 집단으로 모여있어 그래도 조금 안심은 되었다. 만약 소수 인원이나 나 홀로 이런 상황에 처했다면.......무엇보다 심리적인 공황상태에 빠져 허둥지둥 정말 위험했을 것 같다.   <러셀하느라 수고하는 슈퍼래빗, 나머지는 묵묵히 뒤를 따르고....나는 아래 사진 맨 뒤...> 그런데 안개 때문에 방향에 대한 확신이 없다. 특히 선두에서 러셀을 하는 사람은 정말 말이 아니다. 나는 길이가 짧아 아예 엄두도 못 내고.......길이가 긴 슈퍼래빗이 악전고투 하면서 선두에서 길을 내고.......나머지 그 뒤를 한 발짝씩 따라간다. 눈이 깊은 오르막에서 슈퍼래빗은 아예 무릎을 사용하여 길을 낸다. 대단한 체력과 희생정신이다. 5. 목초지 옆길에는 이르렀는데......(4차알바) 어떻게 목초지 옆에 난 좁은 도로길로 탈출해 나왔는데........벌써 11시가 훨씬 넘었다. 2시간 이상을 산 속에서 헤맨 것이다. 안개는 아직도 자욱하고.......좀체로 방향을 잡을 수가 없다. 선두인 산의아들과 열심히 무전을 주고 받으며 합류하러 애쓰는데......선두 역시 두팀으로 쪼개져 있단다.  <짙은 안개속에서......심각한 알바> 길을 따라 한참을 내려가다........아닌 것 같아 다시 한참을 오르다가........다시 내려가기를 반복하고.....고참들은 각자 경험이나 아는 분들께 통화해 가며 대간 길을 찾으러 안간힘이다. 나는 이 구간이 처음이라 묵묵히 따르며, 허기에 젖어 송총무가 준비해온 떡을 일행과 나눠 먹으며 체력을 보강한다. 온갖 방황을 거듭하며......12시도 훌쩍 넘겼나 보다. 안개만 걷히면 선자령 및 대관령의 대형 풍력발전기가 보이는 쪽으로 방향을 잡으면 되는데 안개가 도무지 걷힐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선두인 산의아들과 어떻게든 무전을 주고 받으며 합류하려고 하는데 도무지 서로 현재 위치를 확인할 수 없다. 상대방 뿐만 아니라 자신의 위치를 도통 알 수가 없는데 어떻게 만날 수 있단 말인가???  <심각한 상황이 걷는 포즈에서도.......> 좌고우면, 갑론을박, 우왕좌왕, 설왕설래, 난상토론~~~~기나긴 갈등과 방황 끝에~~~~ 결국 오늘 대간 완주는 포기하고, 버스가 올 수 있는 장소로 신속히 탈출하기로 의견의 일치를 보았다. 방법론에서는 2가지로 나뉘었다. 회장님은 목초지 옆 도로 비슷한 길을 따라 골짜기를 계속 내려가면 결국은 차량이 통행할 수 있는 도로에 도착할 수 있을 거라며 강력히 최선책으로 주장하신다.(1안) 대부분의 다른 고참들은 차라리 원래 감시초소로 돌아가서 노인봉을 거쳐 출발지인 진고개로 탈출하는게 최선이라고 입을 모으신다.(2안) 그런데 감시초소로 잘 돌아갈 수 있을지 확신이 서지 않기는 마찬가지!  <진로를 놓고 그림까지 그려가며....심각한 구수회의.....> 또 다시 새로운 고민과 토론과 방황 끝에..........모두 한계에 다다른 허기,탈진(불안감 때문에 더욱 심해짐)을 해소하기 위해 일단 점심을 먹기로 하고.......대신 회장님이 계곡을 따라 먼저 내려가셔서 연락을 주시기로 정한다. 모두들 챙겨온 간식과 점심을 나눠 먹는다. 나는 컵라면을 준비했는데......입이 깔깔하고 맛이 없다. 다른 회원들도 비슷한 것 같다. 대충 치우고 나서 회장님과 연락하니 계곡 하산 길이 맞는 것 같다며 뒤따라 오라신다.  <개울가를 따라 끝없는 탈출.....피난 행로.....ㅠㅠㅠㅠ> 눈에 덮인 길을 아래로....아래로.......그리고 이어지는 끝없는 탈출로! 산의아들 팀 몇명 만이 정상적으로 코스를 가고 있단다. 평상시 호기롭던 모습들은 어디가고........모두들 오늘 구간을 예서 포기한다는 사실에 자괴감이 들어서인지 풀이 죽어있다. 그토록 짙었던 안개는 왜 이제서야 걷히는지.... 6. 삼양목장 휴게소에 도착!!!  개울가를 따라 걷고 또 걸어......드디어 삼양목장 휴게소에 도착하였다. 그토록 보기를 원했던 "백두대간" 대간석이 멋있게 서있다. 포즈를 잡고 사진 찍고나서 다시보니.....이런 "자연백경"이다.ㅋㅋㅋㅋ    <비록애.....백두대간이 아닌 자연백경이지만....포즈는 멋있게> 몸좀 녹이려 했더니 삼양목장 휴게소는 폭설때문에 영업을 아예 않고......개울가에서 잠깐 씻고나서 클럽 버스를 기다리는데.......너무 추워서 남녀 모두 냄새나는 화장실(다행히 전기히터가 설치되어 있었다.)에서 몸을 녹인다. 그런데 산의아들과 강총무등 코스를 제대로 잡은 선두마저 마지막 선자령에서 또 알바를 하여 이곳으로 와버렸다. 하여간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진고개-대관령 구간이다. 의욕이 넘치는 일부는 다시 선자령으로 올라가고.....대부분 회원들은 클럽버스를 타고 대관령으로 향하였다. 버스에서 나와 송총무님이 준비한 "복분자주+복분자즙" 칵테일로 전원 원샷을 날리고.......모두들 다시 떠들썩한 분위기로 이내 돌아간다. 7. 대관령! 그리고 집으로...... 대관령 휴게소에서 김은철대장님이 뜨끈한 어묵꼬치에 옥수수 막걸리를 거나하게 한턱 쏘신다. 십여명이 둘러앉아 시끌벅적하게 막걸리 파티를 벌이니.......몸도 푸근, 마음도 따뜻! 금새 삶의 열기가 느껴진다. 차안에서는 강총무님이 준비해 온 돼지껍데기 잔치가 한창이다. 입에 살살 녹는다. 우리 클럽은 원래 차 안에서는 일체 술을 먹지 않는게 불문율이다. 그런데 오늘 모두들 알바를 거듭하고.....또 완주를 못한 꿀꿀한 기분을 감안하여 기사님께서 도리어 분위기를 잡아 주었다.   <위 풍차만 보였어도......짙은 안개땜시.ㅠㅠㅠㅠ 선자령팀은 우여곡절 끝에 완주!> 선자령 팀이 도착한 게 4시 근처! 모두들 지친 몸을 이끌고 버스 안에서 나른한 잠에 깊이 빠져든다. ~~~~zzzzzzzzzzzzzzzzzzzzzzzzzzzzzz~~~~~~~~~~ 안산에 도착하니 저녁 7시 30분 근처! 하산식을 따로 하지 않았기 때문인지 유달리 고기에 소주가 땡긴다. 강총무님, 송총무님, 김은철대장님을 내 차로 모시고........집 근처 상가에서 한잔 하기로 한다. 마침 송총무님 남편이 오늘 집에 있고 또 저녁도 안 먹었다 하기에 같이 모이기로 의견을 정했다. 집에 차를 주차하고 나갔더니........오랜만에 방문하는....."족발 +보쌈"집에 모여 있다. 송총무님 남편과는 나만 초면이고 나머지는 모두 구면이라 한다. 조기축구회 회원이라 우리 회사 축구부 부원들과 친분이 많아서인지 금방 대화가 무르익는다. 같은 나이 또래, 운동좀 하는 사람들은 남자들 끼리도 금새 얘기가 통한다. 게다가 주량도 대략 비슷한 것 같다. 얼큰한 취기와 함께......중년들의 그렇고 그런, 약간의 허풍과 엄살이 섞인 이야기 속에 우리들의 고단한 삶의 하루가 또 그렇게 지나간다. 강원도 경계에 접어들어 눈과 안개 때문에 자꾸만 계획이 지체되고.......심설과 안개로 인한 알바로 인해 대관령-진고개 구간은 별도로 따로 완주(땜빵)해야 하는 숙제를 남긴 채......  <설화로 덮인 나무> 꿈을 꾼다. 안개에 덮인 미로속에서.......심설의 숲에 갇혀 허우적대며.......광활한 목초지에서 방향을 잃고 헤매이고......개울가를 따라 패잔병 처럼 걷고 또 걸으며......수시로 맞부딪는 가파른 산길을 오르내리며..... 대간 꿈길에서 한없는 알바를........신화속의 시지푸스처럼......되풀이한다.(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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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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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신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