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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두대간 산행기 14편 - 피재,덕항산,댓재(29구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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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ㆍ작성일: 2011/05/31 | ㆍ조회: 1411 | |
| ㆍ추천: 0 | ㆍIP: 58.xxx.180 | |
출발 전날 슈퍼래빗에게 전화했더니........작년 5월 1일 소백산에서 눈속에서 고생하지 않았냐고 도리어 나에게 반문한다. 하릴없이 산의아들에게 물었더니......이제 눈이 다 녹았을 거라며 가벼운 복장으로 가도 된다고 대수롭지않게 대꾸한다. 결국 겨울장비와 옷을 모두 챙기고.......최악의 경우 26Km 심설산행 각오를 다지면서 등산클럽 회원들이.......삼삼오오 모여 백두대간 29구간 등정길에 올랐다. 이 구간도 삼림보존구역이 포함되어 일반인들의 통행이 금지되어 있다. 건의령 근처에 감시인이 근무하고 있어 오전 9시 이전에 이곳을 통과해야 한다. 때문에 오늘은 다른 날보다 1시간 빠른 새벽 4시에 안산 중앙역을 출발하였다. 그런데 이런!......징검다리 연휴인데다.....어버이 날도 겹쳐 상당수 회원들이 불참하여 참가인원이 역대 최소인 19명에 불과하다. 슈퍼울트라 마녀인 강총무님! 나의 우상인 철녀님! 모두 불참이다.ㅠㅠㅠ 버스에서 회장님이 오늘 산행예상시간은 기상조건에 따라 대략 8시간 정도로 예상하신다. 1. 산행일시 및 구간 ◆ 산행코스 : 피재(삼수령)-945봉-건의령-푯대봉-구부시령-덕항산-환선봉-큰재-황장산-댓재(26.1Km, 북진) : 2011년 5월 7일(토), 당일산행, 산행시간(07:55~15:40, 7시간 45분 소요)  2. 초반부터 Speed-Up!!! 버스로 가는 길에 자꾸 기상 상황을 살피는데.......틈틈히 비도 오고 상황이 좋지 않다. 그런데 피재에 도착하여......주변 풍경을 보니, 다행히 구름낀 온화한 날씨다. 여기에 바람만 약간 불어 준다면 산행에 최적의 날씨이다.  < 피재(삼수령) 들머리 > 보통 출발 전에 단체사진을 찍는데......회원들이 모두 건의령 감시인을 의식해서인지, 아님 지난 달 대형알바의 한풀이를 하는 것인지 그냥 산속으로 내닫는다. 나도 회장님과 일행이 되어 열심히 걷는다. 서늘한 바람에 기분이 상쾌하고....몸의 컨디션도 상당히 좋다.  건의령 근처에서 회장님이 선두와 무전 연락을 주고 받으며 조심조심 가는데.......다행히 감시인이 아직 없단다. 부리나케 뛰어 건의령 표지판을 지나는데......감시인이 앉는 의자만 덩그마니 놓여있다. 역시 죄를 짓고는 못 산다고 뒷통수가 간지럽고.....꼭 누가 쫓아 오는 것처럼 뒷 꽁무니가 무겁다.  일행들 모두 상당히 페이스가 빠르다. 건의령을 지나 꽤나 긴 깔크막을 만났다. 헉헉 대면서 열심히 오르고 또 오르는데......올라서 보니 푯대봉이다. 벌써 1/3쯤 왔나 보다. 속도가 엄청 빠르다. 11명이 일행이 되어 푯대봉에서 간단한 과일과 식수를 들고 출발하였다. 3. 서고동저의 지루한 능선길!!! 푯대봉을 지나 한참을 가는데........별안간 일행 중의 한 분(시청에 근무하는 꼬깨비님)이 갑자기 길 옆으로 빠지신다. 몸에 문제가 생긴 모습이다. 그냥 지나쳐 가려다가......이제 10Km쯤 겨우 지났는데 쥐라도 났으면 큰일이다 싶어 개인적인 등산 욕심은 일단 뒤로 미루고 멈춰섰다. 송총무와 은철대장님도 발을 멈추고..... 꼬깨비님의 장딴지와 허벅지에 쥐가 났단다. 몸을 잘 가누지 못한다. 얼른 내 배낭에서 수지침을 꺼내고.......송총무님이 특유의 침치료를 하신다. 역시 노련하게 쥐난 부위와, 손바닥 모서리 부분, 또 귓볼 부분을 사정없이 침으로 딴다. 이렇게 응급처치를 하고......서서히 발걸음을 옮기는데....  아직 반도 못 왔는데 다시 되돌아가기도 그렇다. 앞서 가던 시청 동료가 걱정되어 멈추어서서 스프레이 파스를 뿌려준다. 아무래도 힘들 것 같았는지.....은철대장님이 비상약을 조심스럽게 꺼내서 먹어보라 한다. 무슨 약이냐니까....그냥 처방약이란다. 혹시 마약??? 물어봐도 좀처럼 대답을 않는다. 암튼 비상약까지 복용하고 꼬깨비님 포함 시청직원 3명과 송총무, 은철대장, 그리고 내가 일행이 되어 조심 조심 전진한다. 이상 신호가 오면 스트레칭으로 풀어 주고........  <힘든 구간 응원 메세지> 구부시령을 지나 한참을 가다가.....그늘진 능선길에서 점심을 먼저 먹기로 한다. 모두들 컵라면, 떡, 밥, 과일 등을 꺼내놓고 점심을 차분히 즐긴다. 적당히 환담도 하고.......백두대간 길에서 이렇게 여유있는 점심을 먹은 것도 오랜만이다. 쉬고 나니 꼬깨비님의 쥐가 풀려 90% 정도 컨디션을 회복했다하니 다행이다. 점심을 마치고 다시 스피드를 올려 본격 산행에 나선다. 이 능선길은 전형적인 "서고동저"의 형태이다. 왼쪽(서쪽)은 영서지방의 완만한 경사이고 오른쪽(동쪽)은 까마득한 급경사이다. 피곤한 상태에서나 특히 야간산행 중에 발을 헛딛어 오른쪽 급경사로 떨어지는 위험성 때문에 오른쪽 방향으로만 군데군데 밧줄이 설치되어 있다. 그래도 밧줄이 없는 곳도 많아 조심 또 조심할 일이다. 4. 중간지점, 덕항산을 넘어 귀네미 마을로......  <덕항산에서 인증샷> 1,071m 덕항산에 들러 인증샷을 찍고......출발 후 4시간 가까이 지나서 겨우 반쯤 왔나보다. 서서히 피곤이 몰려온다. 장거리 산행 시 뒤에서 천천히 간다고 결코 덜 피곤한 것은 아니다. 본인의 산행 페이스를 지키는게 대단히 중요한데, 오늘은 꼬깨비님의 쥐경련 때문에 초중반에 페이스를 너무 늦춰서인지 남은 거리가 만만치 않다.  이제부터는 저 멀리 보이는 고냉지채소밭(귀네미마을)을 향해 걷고 또 걷는다. 날씨도 점점 더워오고.....약간은 몽롱한 상태에서 일행 모두 말없이 걷는다. 자그마한 오르막도 한없이 힘들다. 이제부터는 오로지 정신력 경쟁일 뿐!  <환선봉 표지석에서.....우측으로 내려가면 유명한 환선굴이~~~> 봉우리 몇개를 넘고 넘어......갑자기 눈앞이 탁 트인 개활지가 나타난다. 여기가 이 구간 산행기에 자주 나오는 귀네미마을, 고냉지채소 밭이다. 사람은 보이지 않고 넓은 밭만 휑하니 놓여있다. 사바세계에서는 귀찮기 짝이 없는 인간의 흔적이 이렇게 반가울 수가 없다. 밭둑을 가로질러 귀네미마을 이정표에서 포즈를 취해본다. 밭 두둑에 앉아 일행이 과일과 식수로 허기를 달랜다.   <귀네미마을, 고냉지 채소밭에서....> 시골 흙길을 가는 중에 갑자기 맨 뒤에 따라오던 은철대장님이 우리를 향해 소리지르며 손짓을 열심히 한다. 뒤에는 큰 개 두마리가 으르렁 거리며 은철대장님을 노리고......개의 습성에 대해 잘 아시는 은철대장님은 개와 마주보고 대치상태를 유지하고.......우리가 달려가서 스틱으로 개를 쫓아 버릴 때까지 식은 땀을 흘리며 악전고투.ㅠㅠㅠㅠ 산에 다니면서 멧돼지, 뱀 등 야생의 동물에게는 조심 또 조심해야하고......인간이 떼로 몰려 다니는 효용성을 실감한다. 자연불인(自然不仁) 글귀가 문득 떠오른다. 5. 큰재를 넘어 황장산으로, 고전하는 회원들~ 힘든 중에도 송총무는 여기저기에 삐죽삐죽 솟아 나오는 봄나물을 열심히 채취한다. 어디에서 저런 힘이 나오는지......얼마 전에는 울트라 100Km 마라톤도 완주하고.....며칠 전에는 수원에서 하프마라톤을 뛰고 왔단다. 정말 마녀가 맞다. 벌써 오후 2시가 넘었다. 원래 3시를 목표로 잡았는데 도착시간을 맞추기는 이미 틀렸다. 한참을 가다가 조그만 봉우리에 올라섰는데......홍삼한방님과 등산매니아님 두분이서 쉬고 계신다. 이 두분은 작년 불수사도북을 15시간에 완주하고, 한달 전에 강남9산(수암산-수리산-모락산-백운산-광교산-청계산-우면산-관악산-삼성산)을 23시간에 주파한 철인건각이다. 그런데 오늘은 정말 힘들다며 서서히 같이 동행하자 하신다. 마침 물도 떨어졌다며 구원의 손길을 바라신다. 다행히 내게 물이 많이 남아있어 기꺼이 나눠주고......  <표정은 밝은 척 하지만.....결코 밝지 않은....> 맞추어 산나물을 채취하느라 뒤에 쳐진 송총무님 전화!!! 오늘 은철대장님이 영 컨디션이 나빠(사실 전날 잠을 잘 못 주무셨다고....) 힘들고 물도 없어 기다려 달라신다. 오늘따라 등산클럽의 천하 강자들이 웬일??? 후미와 합류하여 지친 몸을 이끌고 비몽사몽, 모두들 혼신을 다하는데.....마지막 황장산 봉우리에 3명의 일행이 또 쉬고 있다. 종착지인 댓재가 바로 눈앞인데.......오늘은 정말 이상하다. 크게 어려움이 없는 코스이고 또 기상상태도 양호한데 모두들 기력이 다한 모습들이다. 마지막 남은 힘을 쏟아내어 저 아래 보이는 콘크리트 포장도로를 향하여 어지러운 발걸음을 내딛는다. 갑자기 힘이 나는지 맑은 웃음을 날리며 모두들 갑자기 왁자지껄, 잡담을 나누며 백두대간석인 댓재에 이르렀다. 번갈아 인증샷을 날리며 오늘 대간을 마감한다. 6. 댓재에서의 망중한!!!  <날머리 댓재 백두대간 표시석에서.....휴~우~> 시원한 바람이 가로지르는 댓재! 차량 옆에서 선두진들이 막걸리에 맥주 파티를 즐기고 있다. 슈퍼래빗과 산의아들이 왜 이렇게 늦었느냐며 궁금해 한다. 일행이 쥐가나서 어쩌구~~~변명을 늘어 놓다가......그런데 이 근처 어디에도 씻을 물 한 방울 없단다. 할 수 없이 옷만 간단히 갈아 입고 나서.....뒤풀이 잔치에 뛰어들었다. 시원하게 냉장 처리된 서울장수막걸리가 그냥 꿀맛이다. 공부하는 대간꾼, 슈퍼래빗은 벌써 다음 구간인 청옥-두타 29Km를 걱정한다. 다음 6월 4일에는 더위에 아마 죽음일 것이라며 첫째도 물, 둘째도 물이 중요하다며 충분한 식수 준비를 소리 높여 강조한다. 홍삼한방님은 나를 서울 근교 불수사도북, 강남9산, 의정부6산 종주에 합류시키려고 열심히 잔을 권한다. 글쎄요~~~저 그렇게 쉬운 남자 아니랍니다. 물론 잔은 넙죽넙죽 잘 받아 마시지만.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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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신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