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동정
및 알림
자유게시판
졸업앨범
주소록
         |
  완전 범죄? 웃기고 있네. |
||
| ㆍ작성일: 2011/07/11 | ㆍ조회: 1367 | |
| ㆍ추천: 0 | ㆍIP: 183.xxx.80 | |
이 해수욕장은 여러가지로 유명하다. 이 깡마른 백사장위에 생명체라고는 도무지 살것 같지가 않는데 여기에서 왕성한 번식력과 끈질긴 생명력을 자랑하는 불기라는 생명체가 서식한다. 우리들은 겨울에 이 곳에서 불기를 잡아서 겨울철 입맛을 돋구는 별미로 먹기도 했다. 불기라는 것은 말그대로 불에서 잡는 기라는 뜻인데 '불'은 백사장을 일컫는 말이고 '기'는 바닷게를 일컫는 우리 시골 사투리다. 살아서 기어다니는 불기에다가 간장을 부어서 살아있는 상태로도 먹는데 두세 마리를 한입에 넣어야 겨우 씹힐 정도로 크기는 작지만 맛은 일품이다. 5.6월에 큰 파도가 지나간 다음날 해수욕장에 나가면 갑오징어가 떼로 밀려와 해안가에 널부러져 있었고 아부지는 바지게를 지고 앞서서 가고 아이들은 뒤에서 연신 허리를 구부렸다 폈다만 하면 순식간에 바지게 가득 갑오징어를 얻을수가 있는 그런 풍요의 땅이었다. 그렇게 건져올린 갑오징어는 집에 가져와서 회를 떠서 먹기도 하고, 나머지는 손질을 하여 말려 놓으면 그건 최고가는 간식거리였다. 갑오징어 뼈는 급체할때 소화제 대용으로 갈아서 먹기도 하고 우리들이 돛단배 놀이를 하면서 가지고 놀았던 장남감으로도 훌륭히 재활용이 되었었다. 백사장 주위로는 해당화가 흐드러지게 피어 있었는데 먹을것이 궁하던 그 시절에는 빨갛게 잘 익은 해당화 열매도 우리들의 중요한 간식거리로 애용되었다. 해당화 열매는 우리 시골사투리로 '매람'이라고 했었는데 우리는 매람을 따먹기위해서 30분 정도를 걸어서 해수욕장까지 가곤 했었다. 매람을 따먹기 위해서 해수욕장까지 가는 우리들에게 어른들은 가끔씩 공갈협박을 하곤 했다. "매람에다가 문둥이들이 빨간색 독약을 발라 놓았다가 니들이 그걸 따먹고 죽으면 얼른 달려 와서 간을 빼먹는단다. 문둥이들은 사람 간을 먹어야 문둥병을 나을수가 있기 때문에 그런 일을 한단다." 지금 생각하면 너무나 끔직하고 터무니 없는 얘기이지만 그래도 그때 우리들은 마음 조리면서 해수욕장 가는 길에 매람을 따서 혹시 독약이 묻어 있을까봐 옷에다가 싹싹 문질러서 먹는 그런 모험(?)을 했었다. 어른들의 가르침을 반신반의 하면서도 혼자서 해수욕장까지 가는 만용(?)을 부렸던 친구들은 아무도 없었다. 엄두를 내지 못했었다. 지금 생각해보니 우리들에게 해수욕장가는 걸 극구 말렸던 어른들의 생각은 해수욕장까지 가는 길이 멀기도 했겠지만 일단은 해수욕장에 가면 사람이 바다 속으로 빨려 들어가 버리는 용둠벙이 있어서 얘들만 보내기가 위험했을 것이고, 둘째 이유는 이 얘들이 일단 바다에 가서 놀다보면 저녁나절 소띠낄 시간까지 돌아 온다는 보장이 없기때문에 우리들을 해수욕장에 가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 이런 황당무개한 얘기를 지어 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들 생각은 달랐다. 일단 해수욕장에 가면 재미가 있었다. 해수욕장에서 노는 것도 재미가 있었지만 해수욕장 가는 길 백산에서 재작칠 생각이 우리를 해수욕장으로 유혹하는데 한몫을 했다고 봐야 한다. 해수욕장 가는 길에는 모래산이 있었는데 우리는 그 산을 백산이라고 불렀다. 그 백산에는 다른 작물은 재배하지 못하고 참외나 수박등의 작물만이 재배가 가능 했었던 듯하다. 그래서 백산에는 이곳 저곳에 참외나 수박밭이 즐비 했었다. 지금은 사라진 백산. 임자도의 모든 산들은 흙과 바위로 토대를 이루고 그 위에 나무와 풀로 이루어져 있어서 여름철에는 푸른 색을 띄는게 지극히 당연하였고, 겨울에도 너무나 많은 소나무들로 인해 항상 푸르름을 간직한 산들이었다. 하지만 순전히 순백의 모래로만 이루어진 이 백산은 사시사철 순백의 눈부심을 유지하고 있어서 사람들은 백산이라고 불렀었다. 6.25때는 사람들을 생매장을 해서 우리 임자도 사람들의 한이 서린 곳 백산. 신교사(新校舍)를 짓기 위해 초등학생들에게 모래 운반이라는 노역을 강요했던 선생님들. 그러나 아무런 대항도 하지 못하고, 아니 그게 당연한 일인줄로 알고있는 착하디 착한 우리들은 묵묵히 그 노역에 강제동원 되어서 몇일씩 고생을 했었다. 요즈음에 초등학생들에게 그런 혹독한 일을 시킨다면 침묵을 지킬 부모들이 과연 몇이나 될까? 그러나 우리는 강제 동원 되었다는 생각보다는 새로운 현대식 교사를 짓는다는 뿌듯함으로, 우리 힘으로 우리학교의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다는 긍지와 자부심으로 그런 강제 노역에 즐거운 마음으로 동참했었던듯 하다. 한편으론 "마침 공부하기도 싫은데 잘되었다."는 생각들도 갖고 있었다면 내가 친구들에게 몰매맞을 얘기인가? 그런데 그렇게 아름답던 백산이 70년대초부터 우리들의 곁에서 사라져 가기 시작했다. 권력과 결탁한 지극히 일부 소수 특권계층에서 자신들의 사리사욕을 위해서 우매한 면민들을 속이고 백산에 있는 모래를(규사) 한국유리에 팔아먹기 시작했다. 그로 인해 그렇게 아름답던 백산이 불과 십수년만에 완전히 자취를 감춰 버렸다. 정말로 안타깝고 가슴아픈 일이 아닐수 없다. 6.25때 인민군이나 그들의 앞잡이들에 의해 생사람을 매장했던, 그래서 더더욱 임자도 사람들의 원과 한이 서린 곳 백산. 이런 백산에 우리들은 아픔보다는 가슴 두근 거리는 많은 추억들을 갖고 있다. 초등학교 5학년 때로 기억을 한다. 장포염전에 가설극장이 들어 왔는데 영화는 보고 싶고 돈은 없고......... 고민을 하고 있는데 이 방면에 조금 밝은 친구녀석이 그런다. "가설극장 천막주변을 어슬렁 거리다가 천막 밑을 들고 들어가되 들키지만 않으면 영화를 공짜로 볼수 있다."는 기가막힌 아이디어를 일러 준다. 설령 들킨다 해도 몇대 맞고 쫒겨나면 그만이다는 고급 정보(?)까지 덤으로 일러 준다. 우리는 그날 저녁 당장 실행에 옮기기로 하고 저녁을 먹는둥 마는둥하고 한껏 고무된 감정을 진정시켜 가면서 장포염전으로 향했다. 막상 현장에 도착한 우리들은 일이 그렇게 쉽지가 않다는 것을 알았지만 그렇다고 포기할 수도 없었다. 일단 저질러 보기로 했다.천막 주위를 배회하다가 사람이 없는 틈을 이용하여 얼른 천막을 들고 안으로 들어 갔다. 우리 일행은 천막을 들고 영화관으로 들어가는데는 성공을 했다. 하지만 우리가 자리를 잡기도 전에 우리 일당은 천막안을 지키는 건장한 청년들의 손에 붙들려 바로 쫒겨나오고 말았다. 그 청년들에게 몇대씩 맞아서 뺨도 얼얼하고, 등가죽도 아프기도 했지만, 많은 사람들이 보는 출입구 쪽으로 붙들려 나올때의 그 챙피함, 그 쪽팔림 때문에 육체적 고통은 잊은지 이미 오래였다. 이미 우리들의 거사(?)가 수포로 돌아갔지만 우리는 꿩대신 닭을 구하는 심정으로 또다른 범행을 물색했다. "백산에 가서 참외나 따먹고 가자."는 친구의 제안에 우리는 모두 "call" 이었다. 그렇게 참외서리를 하고난 우리 일행은 아침늦게까지 잠을 잤다. 아침에 곤히 잠을 자고 있는데 어머니의 부지깽이가 내 엉덩이를 강타했다. 아침밥을 짓다가 갑자기 화가나서 내 방에 쫒아 들어오신 것이 분명했다. 뭔가 찜찜하기는 했지만 시치미를 뚝 떼고 "왜 그러요?"라고 따지듯 물었다. 어머니는 아무 말을 않으시고 마당쪽을 가리켰다. 낯모르는 아저씨 한명은 도끼눈을 하고 있고, 어제밤에 함께 범행에 가담했던 친구들 네명은 이미 고개를 떨구고 있었다. 어제 밤에 안들켰다고해서 아니라고 더이상 부인을 할수가 없는 상황이었다. 사후 수습이야 어른들끼리 알아서 했을 것이다. 그런데 우리들이 궁금한 것은 어제 밤에 현장에서는 완전 범죄를 했는데 오늘 아침에 어떻게 발각이 되었는지였다. 우리는 우리의 범행이 발각된 이유를 알고는 넉장갈비해야 했다. 우리가 범행을 저지르는 동안에 친구 한 녀석이 참외밭 가장자리에서 똥을 누고 있었는데 그녀석이 똥을 누고나서 뒷처리를 잘못한것이 단서가 되어서 우리가 모조리 붙들리게 되었으며, 참외밭 주인 입장에서 아이들이 한 짓이니 용서를 해줄수도 있었지만 참외밭에 똥을 눈 것이 괘씸하여 용서를 할수가 없더란다. 우리들이 시골에 살때는 들이나 산이나 어디든지 마려우면 바로 바지를 내리고 싸버리는 것이 지극히 당연한 일이었다. 그리고 뒷처리는 매끈한 돌로도 하고, 흔히는 풀을 뜯어서 하기도 했으며, 특히 똥을 싸고 있는 주변 팔이 닿을 만한 반경내에 쑥이라도 있으면 그건 크나큰 행운이었다. 측간에 농민신문 잘라놓은 것은 사치스러울 정도로 최고급이었다. 그런데 참외밭에서 똥을 누었던 우리들의 호프는 월말고사를 치뤘던 시험지를 절단하여 똥구녕을 닦고 그 시험지를 참외밭에 버리고 온 것이다. 그런데 하필이면 이름이 씌어진 쪽으로 똥을 닦았던 것이었다. 참외밭 주인이 새벽에 참외밭에 나와보니 아직까지 말랑말랑한 된장을 보자 화가 났을 것이고 '어떤 망할 놈이 이런 못된 짓을 했으까이. 먹고잡으면 그냥 참외나 몇개 따먹고 가재만은.'이라고 중얼거리는데 그 망할놈을 일러주는 단서가 포착되었고 그 단서를 발견한 참외밭 주인은 임자중앙국민학교 5학년 1반 00번 ㅇㅇㅇ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탐문하여 범인을 체포하기에 이르렀고 그 범인의 입을 통해서 우리일당은 모조리 검거가 되었다. 이런걸 일망타진이라고 하는가? 지금 생각하니 웃음만 나온다. 그때 그 친구들이 보고잡다. |
| 
|
|
||||||||||||
진용출
|
||||||||||||
|
||||||||||||
|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