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임 시간을 맞추기 위해서 짱구를 많이 굴렸다.

일이 끝나고 버스나 KTX를 이용하면 목포에 9시 30분경에 도착한다.

이미 1차가 끝나갈 무렵이다. 그렇다고 일을 빨리 끝낼 수도 없다.

비행기를 이용하기로 했다. 김포에서 광주까지 6시 25분 비행기가 있다.

광주에서 목포까지 KTX 내지는 택시를 이용하면 8시 20분경에 목포에 도착할 수 있다.

일단 예매를 하고서 김포공항까지의 최단시간의 교통수단을 확인했다.

토요일이라 길이 막혀서 지하철을 이용해야 한다.

지하철역까지 20분, 지하철 타는 시간이 1시간 50분, 환승까지 생각하면 2시간,

일이 끝나는 시간이 4시, 이 방법도 불가능하다.

1차 모임은 포기하기로 했다. 버스타고 목포에 도착하니 9시 40분이다.

이미 파장 분위기다. 선생님께 인사드리고 좌중을 보니 새로운 반창 얼굴들이 보인다.

이마가 시원하게 벗겨져 선생님보다 더 선생님 같았던 최창수,

잘생겨서 순간적으로 다른 반 친구로 착각한 정태원,

흔하디 흔한 김양이 싫어서 이름을 달리 지은 박양.

그리고 자리를 빛내주고 있는 목포 회장님들, 한성이와 갑선이.

휴게소에서 이미 저녁식사를 했지만 남도 음식의 정수를 보니 과식하지 않을 수가 없다.

평소에 한가지만이라도 밥상에 오른다면 그 자체로 별미가 될 건데,

한꺼번에 올라오니 도매금으로 무시당하고 있다.

홍어애와 산낙지가 특히 구미를 당긴다.

후식으로 나온 한성이의 홍시가 화룡점정이 되었다.

아복기포가 되니 그제사 여유가 생긴다.

이미 2837 주된 전설들은 흘러간 뒤다.

선생님께 하사 잔 받고 술잔 올리면서 뵈오니, 1년 전보다 더 회춘하셨다.

선생님께는 영어뿐만 아니라 청춘을 더 잘 배워야 할 것 같다.

짧은 시간이나마 반창들과 술잔으로 거자필반의 기쁨을 느끼면서 1차를 마감했다.

성공한 CEO, 전형적인 사장의 모습을 한 양형모,

형모의 도움으로 2차를 즐겁게 보낼 수 있었다.

좋지 않은 일로 서울 출장 갔다 오느라 늦었다고 한다.

내용은 생략하고.

숙소 앞에 있는 포장마차에서 3차를 했다.

이 곳에서 과음을 한통에 애꿎은 경이만 괴롭혔다.

반창회 단골 메뉴가 몽골 여행이다. 벌써 3년째다.

다음 반창회가 몽골에서 열릴지, 대전에서 열릴지 두고 볼 일이다.

라이언일병(동철)구하기는 이번에도 계속되었다. 비록 실패했지만.

꼭두새벽에 대열이와 기운이를 전화로 못살게 굴면서까지 노력했지만 역부족이다.

덕봉이가 있었다면 쉽게 성공했을 텐데.

라이언일병구하기 작전 동안 옆방에서는 소주판이 벌어진 것 같다.

성공했더라면 나도 동참했을 건데.

다음날 대열이의 가이드로 남악의 도청과 의회 건물을 주마간산으로 감상하고,

째보선창에서 밴댕이로 유명하다는 식당에서 우럭지리로 아점을 때웠다.

후식으로 신안비치호텔에서 커피를 마시면서

앞해도와 고하도의 용머리를 연결하는 연육교의 장관을 감상할 수 있었다.

함께한 신이가 목포 주변의 섬들이 거의 모두 연육교로 연결되어 있다고 한다.

예전의 목포 명성을 되찾을 수는 있을런지...

바로 옆에 유람선 선착장이 있다.

상경 열차시간이 3시간 정도 당겨지는 바람에 유람선 여행은 포기했다.

아쉬운 시간은 여기까지, 선생님을 보내드리고 목포역으로 향했다.

도형이와 동우의 소주 사랑은 끝이 없다.

모텔에서의 4차도 부족해서 아점 때 해장술을 마시더니

KTX에서도 둘이서 소주를 마시면서 끝없이 잡담을 한다.

천안쯤 지났을까, 그때서야 잠잠해진다.

담배를 피우기 위한 도형이의 노력은 필사적이다.

어제 하행시 담배를 피우다 승무원에게 걸려서 당장 담배를 끊겠다는 약속을 하고서

무사했다는 부연설명이 있었다.

점저는 만성이가 잘 아는 닭곰탕집으로 갔다. 남대문시장 갈치골목이다.

도형이와 동우의 소주사랑은 변함없이 이어졌다.

그동안 참아왔던 만성이도 동참했다. 별 수 없이 나도 속이 쓰리지만 동참했다.

창수와 신이, 창수와 기택이의 전설을 들으면서 날도 저물어 갔다.

동행한 막내가 지루해하여 만성이는 먼저 가고

동우와 도형이의 간절한 바램으로 홍대입구의 도형이 단골로 자리를 옮겼다.

막걸리와 벌교 꼬막을 마지막 술상으로 동우의 수다가 끝없이 이어졌다.

막걸리의 효과일까, 끝없을 것 같던 동우의 수다에 취기가 돌았다.

형모와 덕봉이의 애증의 전설은 다음으로 미루고 이날을 마감했다.

집에 들어가니 10시 20분이다.

목포 반창회에 함께 동참해준 서울 친구들과 동철이, 신이에게 너무 고맙고,

새로운 전설을 만들어준 목포 친구들아 반창회 준비하느라고 고생 많았다.

갑작스런 사정으로 참석하지 못한 친구들은 다음엔 꼭 참석하겠지?

이렇게 해서 50년 후가 되면 어떤 반창회가 될지 궁금해진다.

2837반창회, 아자 아자 아자차 !!!

결산 (요약보고) : 원장 따로 보관

수입 : 2,200,000원 (서울, 대전, 부산)

지출 : 2,178,170원 (행사지원, 교통비, 기타)

잔금 :     21,83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