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에 걸쳐서 주말을  아들과 여행을 다녀왔다.

수시 논술을 수원, 서울과 인천에서 봐야하는데..

수원 사는 여동생 집에 머물면서 혼자 다녀 오라 했더니

아내 왈! "언제 또 한다고... 아들하고 둘이 시간 좀 보내지..."했다.

나는 이 "언제 또"에 약하다 ㅎㅎㅎ

선친 떠나시고 홀로 계신 어머니나 다른 일에 소홀해지면

아내는 어김 없이 "언제 또.." 하고 나는 "알았어요"로 마무리 한다.

봄에 교회에서 함께 성경 공부를 하는 중에 어거스틴의 "시간과 영원"에

대한 과정이 있었다.

수평선위의 점사이인 시간 속에 사는 존재인지라, 이 순간이 흘러버리면

되돌릴 수 없는 생이기에 매시간 충실하자고...주어진 순간에,

주신 메시지를 놓치지 않게 깨어 살자고 그렇게 다짐하고 나서는

"언제 또.." 가 아내의 전가의 보도가 되었다 ㅎㅎ

더욱이 경보를 향한 대일이의 사랑과 헌신을 글이 올라 올 때마다

들려주었더니 완전히 아버지의 기준이 되었다.

아내 말처럼 아들과 둘이서 자유로운 영혼으로 나라 반쪽을 누벼보았다^^

고3 1년간 기숙사에 있노라 많은 시간을  함께 못했기에 들을게 많았다.

그리고 2주째 마지막 날 인천의 밤이 싸늘했다.

공과대학 신소재공학과를 지망하는 아들과  인하대옆에 숙소정하고

낮에는 숙박 손님 안받는다던 주인이 논술시험 보러 먼길 왔다고 했더니

시간 아껴 공부하라고 가장 조용하고 아늑한 방을 제공해주었다.

돈 많이 벌길 빌어주자, 역시 이 나라는 살 맛이 나는 곳이다.

인천을 대충 돌아보고 저녁 식사 후에 이제 뭐하고 싶냐? 했더니

“우리 노래방가요“ 하길래 노래방에 가서 1시간 반 목청껏 외치고 왔다 ㅎㅎ

나는 트롯트,저는 랩하다, 서로 함께 “여행을 떠나요“를 부르고..

일본노래까지 가지가지 부르다가

마지막으로 저를 위한 노래라고 Bridge over troubled water 를 불렀더니

저는 Forever 로 답했다 ㅎㅎㅎ 여수에 있는 아내에게 전화로 중계했고...

올 한해 가장 즐거운 날 중 하루였다.

수시 논술 다 마치고 다섯시간 운전하여 여수로 돌아왔다.

익산 사는 상일이 전화와서 어찌 그리 다니냐는데...

20 여년전 새벽에 150~ 170 km/hr 로 여수에서 수원까지 달린 후로부터

고속도로 달리는 쾌감이 몸에서 쉽사리 떠나지 않는다.

나이도 먹고, 카메라도 많아 속도는 많이 줄었다 ㅎㅎ

돌아오는 길에 아들 녀석이 감사하고 행복했단다.

그래서 너도 자식 낳으면 자라면서 삶의 의미있는 순간 순간에 아버지로서

함께 하라고 하여 우리 가족의 생활양식으로 정하자고 합의했다.

느그덜 시간 없어서 여행 못가면

아들하고 남자끼리 노래방 가거라, 참 좋더라~

아들 없냐? 그럼 딸은 지 엄마하고 보내라..어쩌겄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