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대 의대 설립 ‘동상이몽’

지역사회와 목포대, 국회포럼서 설립주장…정부 회의적 반응

2011년 12월 16일 (금) 06:10:38 최미라 기자 mil0726@gmail.com

전남 지역사회와 국립목포대가 의과대학을 유치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정부는 여전히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지난 15일 오후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박지원 의원(민주당)과 전라남도, 목포시, 목포대가 공동주최한 ‘국립목포대 의과대학 유치 정책포럼’에서 발제자와 토론자 대부분은 ‘전라남도 의료서비스의 현황과 과제’를 통해 목포대 의대유치 설립의 당위성을 주장했다. 이들은 전국 광역시도 중 의과대학과 상급종합병원이 없는 지역이 전라남도 뿐이며, 전남이 의료인력 양성가능이 없는 사각지대이고 의료서비스 접근 곤란으로 의료비 부담이 가중되고 환자상태가 악화된다고 지적했다. 전남도와 목포대는 이런 이유를 들어 지난 1990년부터 20여차례에 걸쳐 의과대학 신설을 정부에 건의했다. 목포대 우제창 교수는 ‘목포대 의과대학 설립의 당위성 및 추진방안’을 주제로 한 발제에서 “전남 서남부권은 전문화된 의료서비스 제공을 위해 보건복지부가 지정한 전문병원이 없는 유일한 지역이며, 7대 만성질환의 진료인원 비율이 최고다.”고 말했다. 우 교수는 또, “경제적 낙후지역임에도 불구하고 1인당 평균진료비는 전국 최고이며, 의사 1인당 인구수가 전국 평균 508명에 비해 전남은 731명으로 열악한 수준이다.”고 지적하며 목포대의 의대설립 당위성을 주장했다. 아주의대 이종찬 교수는 ‘목포대 의과대학 설립을 위한 인문사회의학적 제안’을 통해 좀 더 비판적인 입장을 견지했다. 이종찬 교수는 “이미 전국에 의대가 40개가 넘는데 또 하나 더 만들겠다고 지역주민들이 이 자리에 플랭카드를 들고 있다.”며, “현 단계의 한국의학의 특성을 먼저 살펴봐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 교수는 특히 “목포대 교수들은 의대설립이 목포대를 위해서인지, 주민들을 위해서인지 자문해볼 필요가 있다.”며, “규모의 경제라는 복잡한 이론을 거론하지 않더라도 우리나라 의대는 줄어야 하는데, 목포대가 의대를 설립한다고 한다면 국민을 설득할 엄청난 대의명분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의대설립의 당위성을 주장하는 측의 근거인 전남지역의 만성질환과 노인질병이 1위라는 통계는 비전문가들은 설득할 수 있어도 전문가들은 설득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 문제들은 굳이 의과대학이나 대학병원이 아닌, 목포 서남 해안지역의 보건소에서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 수치들이라는 것이다. 이 교수는 이어 “목포 서남지역의 지리적 특성을 살릴 수 있는 의대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삼성이나 아산병원처럼 3차 의료기관을 화려하게 지어봤자 2,000개의 도서지역 섬 주민들이 이용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는 “한국 대다수 의대들이 실험실에 앉아 연구결과로 노벨상 노리는 ‘분자생물의학형’인데 이런게 목포지역 섬 주민들에게 무슨 도움이 되겠냐.”면서, “목포대가 의대를 만든다면 인문사회형으로 가야 하며, 지역사회가 중심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패널로 참석한 건양대 예방의학교실 나백주 교수는 “우리나라 인구대비 의사수는 많지 않지만, 인구대비 의대수가 많기 때문에 (목포대 의대 설립은) 고민해봐야 할 문제다.”면서, “의료계의 반발도 심할 것이다.”고 내다봤다. 나 교수는 이어 “목포대가 의대를 설립하려면 기존 의대와 차이점이 있어야 한다.”며, 다른 토론자들과 의견을 같이 했다. 그는 “우리나라 군대를 보면 장기군의관이 300명 필요한데 100명도 못 채우고 있다.”면서, “공보의도 있지만 이들은 의대를 바로 졸업하고 오거나 전문의 수련을 받았더라도 충분한 임상경험이 없고, 자문을 구할 수 있는 체계도 없어 문제다.”고 지적한후 미국 국방의학전문대학원과 일본의 자치의과대학 제도를 벤치마킹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지역사회와 목포대의 의대설립에 대한 강력한 주장에도 정부는 여전히 회의적인 태도를 유지했다. 교육과학기술부 국립대학제도과 박상신 사무관은 “전남, 서남지역의 의료서비스가 취약하다는데 공감하고 일면 타당하지만, 국립대병원은 일반적인 진료와는 떨어져 교육과 연구활동에 대한 수요가 그 지역에 있느냐가 중요한 설립취지다.”고 말했다. 그런 측면에서 전남지역에 의대가 필요하냐에 대한 타당성이 먼저 검토돼야 한다는 것이다. 박 사무관은 “만약 의료인력을 전남지역에 양성할 필요가 있다고 보여진다면 국립대병원이 같이 생겨 의료인력의 교육과 실습이 원활히 이뤄지도록 정부가 지원하는게 순서다.”며, 무조건 의대를 설립하는 게 우선이 아님을 분명히 했다. 그는 이어 “현재 의학계에서는 의료인력이 상당히 과잉공급돼 있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의협에서는 복지부에 의대 정원 감축도 요청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런 부분은 또 하나의 의대를 설립하고자 하는 부분과 상충되는 측면이다.”고 설명했다. 박 사무관은 “병원을 설립하려면 500병상 기준으로 2,500~3,000억원의 정부지원이 필요하다.”며, “꼭 새 병원을 지을 것이 아니라, 현재 목포에 있는 기존 민간병원이나 의료원 등의 시설을 리모델링해 활용할 방안이 없는지 검토해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거듭 “국립대병원을 지역의료시설이 부족하니 지어달라는 정도의 필요성으로는 설립하기 쉽지 않다.”며, “지역의 교육적 수요가 분명히 필요한 것인지에 대한 필요성과 타당성이 검토된 후 국립대병원이 들어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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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대 의대 설립 ‘동상이몽’

지역사회와 목포대, 국회포럼서 설립주장…정부 회의적 반응

2011년 12월 16일 (금) 06:10:38 최미라 기자 mil0726@gmail.com

전남 지역사회와 국립목포대가 의과대학을 유치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정부는 여전히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지난 15일 오후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박지원 의원(민주당)과 전라남도, 목포시, 목포대가 공동주최한 ‘국립목포대 의과대학 유치 정책포럼’에서 발제자와 토론자 대부분은 ‘전라남도 의료서비스의 현황과 과제’를 통해 목포대 의대유치 설립의 당위성을 주장했다. 이들은 전국 광역시도 중 의과대학과 상급종합병원이 없는 지역이 전라남도 뿐이며, 전남이 의료인력 양성가능이 없는 사각지대이고 의료서비스 접근 곤란으로 의료비 부담이 가중되고 환자상태가 악화된다고 지적했다. 전남도와 목포대는 이런 이유를 들어 지난 1990년부터 20여차례에 걸쳐 의과대학 신설을 정부에 건의했다. 목포대 우제창 교수는 ‘목포대 의과대학 설립의 당위성 및 추진방안’을 주제로 한 발제에서 “전남 서남부권은 전문화된 의료서비스 제공을 위해 보건복지부가 지정한 전문병원이 없는 유일한 지역이며, 7대 만성질환의 진료인원 비율이 최고다.”고 말했다. 우 교수는 또, “경제적 낙후지역임에도 불구하고 1인당 평균진료비는 전국 최고이며, 의사 1인당 인구수가 전국 평균 508명에 비해 전남은 731명으로 열악한 수준이다.”고 지적하며 목포대의 의대설립 당위성을 주장했다. 아주의대 이종찬 교수는 ‘목포대 의과대학 설립을 위한 인문사회의학적 제안’을 통해 좀 더 비판적인 입장을 견지했다. 이종찬 교수는 “이미 전국에 의대가 40개가 넘는데 또 하나 더 만들겠다고 지역주민들이 이 자리에 플랭카드를 들고 있다.”며, “현 단계의 한국의학의 특성을 먼저 살펴봐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 교수는 특히 “목포대 교수들은 의대설립이 목포대를 위해서인지, 주민들을 위해서인지 자문해볼 필요가 있다.”며, “규모의 경제라는 복잡한 이론을 거론하지 않더라도 우리나라 의대는 줄어야 하는데, 목포대가 의대를 설립한다고 한다면 국민을 설득할 엄청난 대의명분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의대설립의 당위성을 주장하는 측의 근거인 전남지역의 만성질환과 노인질병이 1위라는 통계는 비전문가들은 설득할 수 있어도 전문가들은 설득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 문제들은 굳이 의과대학이나 대학병원이 아닌, 목포 서남 해안지역의 보건소에서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 수치들이라는 것이다. 이 교수는 이어 “목포 서남지역의 지리적 특성을 살릴 수 있는 의대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삼성이나 아산병원처럼 3차 의료기관을 화려하게 지어봤자 2,000개의 도서지역 섬 주민들이 이용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는 “한국 대다수 의대들이 실험실에 앉아 연구결과로 노벨상 노리는 ‘분자생물의학형’인데 이런게 목포지역 섬 주민들에게 무슨 도움이 되겠냐.”면서, “목포대가 의대를 만든다면 인문사회형으로 가야 하며, 지역사회가 중심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패널로 참석한 건양대 예방의학교실 나백주 교수는 “우리나라 인구대비 의사수는 많지 않지만, 인구대비 의대수가 많기 때문에 (목포대 의대 설립은) 고민해봐야 할 문제다.”면서, “의료계의 반발도 심할 것이다.”고 내다봤다. 나 교수는 이어 “목포대가 의대를 설립하려면 기존 의대와 차이점이 있어야 한다.”며, 다른 토론자들과 의견을 같이 했다. 그는 “우리나라 군대를 보면 장기군의관이 300명 필요한데 100명도 못 채우고 있다.”면서, “공보의도 있지만 이들은 의대를 바로 졸업하고 오거나 전문의 수련을 받았더라도 충분한 임상경험이 없고, 자문을 구할 수 있는 체계도 없어 문제다.”고 지적한후 미국 국방의학전문대학원과 일본의 자치의과대학 제도를 벤치마킹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지역사회와 목포대의 의대설립에 대한 강력한 주장에도 정부는 여전히 회의적인 태도를 유지했다. 교육과학기술부 국립대학제도과 박상신 사무관은 “전남, 서남지역의 의료서비스가 취약하다는데 공감하고 일면 타당하지만, 국립대병원은 일반적인 진료와는 떨어져 교육과 연구활동에 대한 수요가 그 지역에 있느냐가 중요한 설립취지다.”고 말했다. 그런 측면에서 전남지역에 의대가 필요하냐에 대한 타당성이 먼저 검토돼야 한다는 것이다. 박 사무관은 “만약 의료인력을 전남지역에 양성할 필요가 있다고 보여진다면 국립대병원이 같이 생겨 의료인력의 교육과 실습이 원활히 이뤄지도록 정부가 지원하는게 순서다.”며, 무조건 의대를 설립하는 게 우선이 아님을 분명히 했다. 그는 이어 “현재 의학계에서는 의료인력이 상당히 과잉공급돼 있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의협에서는 복지부에 의대 정원 감축도 요청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런 부분은 또 하나의 의대를 설립하고자 하는 부분과 상충되는 측면이다.”고 설명했다. 박 사무관은 “병원을 설립하려면 500병상 기준으로 2,500~3,000억원의 정부지원이 필요하다.”며, “꼭 새 병원을 지을 것이 아니라, 현재 목포에 있는 기존 민간병원이나 의료원 등의 시설을 리모델링해 활용할 방안이 없는지 검토해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거듭 “국립대병원을 지역의료시설이 부족하니 지어달라는 정도의 필요성으로는 설립하기 쉽지 않다.”며, “지역의 교육적 수요가 분명히 필요한 것인지에 대한 필요성과 타당성이 검토된 후 국립대병원이 들어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