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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중순경에 둘째인 아들의 군 입대 소집명령이 나왔다. 9월 1일 의정부
생일이 늦어서 정상적으로는 내년이 입대시기이지만 청년시절에 거쳐야 하는 전체적인 스케쥴상 대학 2년에 군에 다녀와야 한다는 집사람의 뜻에 따라 지원하게 된 것이다.
소집 통보서가 나오니 그 동안 막연하게 생각되었던 현실이 실감 있게 다가왔다. 이전까지의 군 내부의 사건들과 희생자, 이들에 대한 집사람의 걱정스런 반응과 군대에 갈 아들에 대한 염려, 집사람과 아들을 위해서 아빠로서 내가 해주어야할 어떤 것은 없는지 등등.
군에 들어가는 것은 당연하지만, 사고가 덜 생길 수 있는 부서가 있어서 그곳에 배치된다면 그나마 다행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함께 걱정해주는 친구와 지인을 통해서 도움을 받기로 했다. 이런 결정에 대해서 집사람과 상의했는데, 집사람의 반응이 의외였다.
길흉화복도 아들의 운명이며, 그동안 어렵지 않게 자라온 아들의 사회생활을 위해서도 군 생활의 어려움을 겪어봐야 한다는 생각이고, 더구나 아들에게 사회의 편법을 가르치는 것에 대해서 우리의 위선을 보이는 것이며, 아들도 떳떳하게 군 생활을 마칠 수 있게 해야 한다는 얘기였다.
집사람과의 대화는 항상 내가 주도해갔는데, 갑자기 할 말이 없어졌다. ‘나는 단지 아들을 걱정하는 자네를 위해서 결정했을 뿐’이라는 변명 아닌 변명을 늘어놓고, 그 결정을 취소하겠다고 했다. 이 문제로 최근 며칠동안 많은 고민을 해왔던 나의 행동이 허탈하기도 했지만 집사람의 담담한 태도가 도리어 나에게 믿음을 주었다.
군에 가는 아들을 위해서 아빠로서 해주어야 할 것이 이런 것이 아니고 다른 것이 있을 것이다.
며칠 전에 아들과 저녁을 함께 하면서 물었다. ‘어차피 군대 가는 것을 피할 수 없다면 적극적으로 받아들여야 하겠지. 군 생활을 통해서 얻을 수 있는 것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냐.’고 물었다. 아직 생각해보지는 않았으며, 앞으로 생각해보겠다고 한다. ‘아빠 생각으로는 우선 대인관계라고 생각한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마주칠 수 있는 대인관계보다 더 다양한 사람들을 겪게 될 것이며 본인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전혀 다른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들과 함께 먹고 자고 생활해야 하는 것인데, 이 생활에 잘 적응해간다면 사회생활에서 중요한 대인관계를 원만하게 잘 할 수 있을 것이다.’ 본인 스스로도 대인관계가 좋다고 생각하는 아들이 고개를 끄덕인다.
오늘 아침 식탁에 앉은 아들 머리가 빡빡머리로 바뀌었다. 오늘이 소집 날이다. 기말고사 끝나고 두 달 동안 자유를 만끽했을 것이다. 1주 전에 그동안의 모든 스케쥴을 끝내고 친지 방문인사와 친구들을 만나느라고 아침 식사 때도 얼굴 보기가 쉽지 않았다. 군에 입대하는 것에 대해서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는지 물었다.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다고 한다.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 조금 생각하더니 ‘제 몸?’이라고 대답한다. ‘네 자신이 존재하지 않는 세상은 너에게 아무런 의미도 없으며, 이 세상은 네가 존재함으로써 너에게 의미가 있게 된다. 비록 네 몸을 부모에게서 받았지만 부모보다도 더 중요한 것이 바로 네 자신이다. 너의 몸과 마음이 건전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사회생활을 하기에는 건전한 것으로 충분하지가 않다. 건전한 몸과 마음에 강인한 신체와 정신을 길러야 한다. 강인함은 보통의 생활로 얻어지지 않는다. 극한 상황을 겪어봐야만 얻어질 수 있다. 군 생활은 건전함에 강인함을 더해줄 것이다.’ 고개를 주억거린다. ‘옛 사람들은 행동하기에 앞서 10번을 생각하라고 하는데, 10번은 아니더라도 3번은 생각하고 행동해라. 행동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어떻게 행동할 것인지, 나의 행동으로 인한 주위의 영향은 어떠할지를 반드시 고려해서 결정해라.’ 할 얘기가 많았지만 아들을 믿고서 어제 준비했던 비상 약들을 설명하는 것으로 얘기를 끝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동안에 아들에게서 전화가 왔다. 1시 17분, 부대 정문에 들어가기 전에 마지막으로 안부전화 드린다고 한다. 아침에 출근하면서 악수하고 어깨도 두드려주고 싶었는데, 아들이 화장실에 있는 중이라서 밖에서 말로만 잘 다녀오라고 해서 조금은 섭섭했는데, 전화가 와서 무척 반가웠다. 전화를 통해 이미지로 악수하고 어깨도 두드려주면서 잘 다녀오라고 했다.
군 입대를 앞둔 대한민국 청년들과 그들의 부모 마음을 알기나 하는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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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철이.
2009-09-19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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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 맘을 그대로 나타낸 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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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두혁
2009-09-21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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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을 어차피 군대에 보내야하는 마음이 절절이 잘 나타난 것 같구나... 대철이에게 동병상련의 정이 느껴진다 ㅎㅎ 나는 개인적으로 군생활에 적응하지 못해서 참 힘들게 지냇고 .. 소중한 젊은 시절을 3년 반이나 보내며 불평도 참 많앗지만 그 시절이 지금의 나를 잇게한 큰 토대가 된 것 같기도 하다.... 한참 젊은 나이에 군대를 갓다와야한다는 사실이 참으로 아깝기도 하지만... 피할 수가 없으니 무사히 잘 다녀오는게 도리가 아닌가 생각한다.. 전혀 다른 사람들과 어울리면서 사회물정도 배우고 무엇보다도 자기와 맘이 맞지 않는 사람들과 함께 지내며 성숙해지는 소중한 기회로 삼는다면 더할 나위가 없다고 본다... 우리나라에선 군대갓다와서 철이 들고 어른이 되는 큰 분기점이 되는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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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동후
2009-09-21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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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철아...나도 아들하나 두었는데...이놈이 군대가 면제 되버렸어...꼭 군대에 가야할 놈인데.... 요즘 군대 많이 좋아 졌다고 그러더라...기간도 많이 짧아졌고...지금 내 아들을 보고 잇노라면 군대를 다녀오지 않은게 얼마나 아이들의 성장(?)을 더디게 만드는지 새삼 느끼고 있다...오히려 숨고르기와 삶의 진지함, 그리고 가족에 대한 의미를 더욱더 심화시키는 좋은 기간으로 생각하고...지금도 잘하겠지만 더욱더 멋있어서 돌아오는 아들을 기대하면서...파이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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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철
2009-09-21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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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이 이곳에 게시된 것이 누구 작품인가? 성일이? 희민이? 말끔하지 않은 것을 보면 희민이 작품같기도 하고. 어쨌거나 작가가 문집에 올릴만한 글이라고 1차 평가해 준 것이니 기쁘기는 한데, 단편소설에 대해 아무런 응답이 없다는 무언의 압력같기도 해서 마음이 찜찜하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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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철
2009-09-22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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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혁이, 동후, 동병상련 친구들이 많네. 사실은 아직 군대가지 않은 아들을 둔 친구들에게 내 경험을 참고하라고 쓴 글이다. 우리세대만 해도 그렇게 생각했는데, 지금은 그렇지가 않는 것 같다. 젊어서의 1년은 늙어서의 10년과 같다는 사실을 인정한다면, 젊은 세대의 병역 기피 현상을 이해할수가 있다. 한 여론조사에서, 젊은이들의 80퍼센트가 병역을 피할수 있다면 피하겠다고 한다. 지금 내가 과거로 돌아간다면 나 역시 병역을 피하고 싶겠지. 우연히도 이글을 쓰고난 후에 친구 사건 및 병역문제 사건이 터졌다. 작가가 아마도 시사성 때문에 선택한 것 같구만 그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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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철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