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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2830
30기념문집
ㆍ작성자 차 성호.
ㆍ작성일 2009-09-28 (월) 12:37
ㆍ장르 수필
ㆍ추천: 0  ㆍ조회: 1489      
ㆍIP: 59.xxx.171
아! 설악산 그 선경 속에서.
아! 설악산 그 선경 속에서
목고 28산우회와 강민영친구가 대장으로 있는 목포 유달산악회의 연합산행으로
설악산 무박산행에 올랐습니다.
 
 남설악의 오색에서 출발하여 대청봉(5키로), 중청대피소, 희운각대피소(2.5키로)를 지나
천불동계곡을 경유하여 비선대 (5.5키로), 신흥사를 지나 설악동((3키로)에 이르는
16키로미터에 달하는 노선이었습니다. 
 
금요일 밤 10시 사당동 약속장소에서 강민영 대장의 주도하에
이재령 28산우회장, 동반회원 문병호, 이영철, 오덕봉, 신택이, 재선이, 용술이,
그리고 민영이의 평생 짝과 유달산악회원들이 서로간에 인사를 나누고 버스에 올랐습니다.
 
등반팀을 태운 버스는 어두운 밤바다를 항해하는 범선처럼 도로를 미끄러나가 
한계령을 넘고 마침내 남설악의 오색에 도착했습니다.
 
새벽 3시의 남설악은 짙은 어두움과 안개에 덮여 있었고 꽤나 쌀쌀하였습니다.
 
마치 야음을 틈타 적진에 침투하는 특공대원들처럼 배낭을 꾸린 등반대원들은
신발끈을 단단히 고쳐메고 , 스틱 길이를 조정하고, 헤드랜턴을 켠 다음
강대장의 출발신호에 따라 남설악에서 시작하여 그 비경을 답사횡단하여
북설악의 설악동에 이를 감동적인 설악산의 무박산행을 시작하였습니다.
 
남설악탐방지원센타에서 대청봉에 이르는 약5킬로미터에 이르는 등반로는
경사도 약30도에서 60도에 이르는 끊임없는 깔딱고개 그 자체이었습니다.
백무동에 시작하여 장터목휴게소에 이르는 지리산 깔딱과도 어쩌면 똑 같냐하는 느낌이었습니다.
 
28산우회원들 대부분은 이미 작년에 지리산 무박산행의  경험이 있고,
그 동안 산행을 계속하여온 터라 별다른 어려움없이 가볍게 정상적인 등반을 하였으나,
 
최근에 동네뒷산 등산을 시작하여 등산장비가 유난히도 새것으로 깨끗한 용술이는 
그 육중한 몸의 무게에도 불구하고 오로지 불퇴전의 정신력으로 산을 정복하느라
엄청난 고통을 호소하노라고 무전을 통하여 전달받았습니다. 
 
산행의 속도에 따라 자연스럽게 몇개의 팀으로 갈라졌는데, 첫팀은 2시간 30여분에 걸쳐서
대청봉 정상을 밟았고, 신택이와 강민영대장이 고통을 호소하는 용술이의 안전을
가이드하면서 도착하였을 때는 약7시경이었던 것 같습니다.  
 
참고로 신택이는 20킬로 이상의 등반경력이 잦은 친구로 대단한 등반경력과 능력에도
불구하고 내세움 없이  우정과 배려만을 보여준 참으로 대단한 친구이었습니다.
 
대청봉에 이르는 도중 여명과 함께 칡흑의 어둠속에서 나타난 단풍나무, 참나무, 소나무. . .등등은
청명한 공기속에서 자라서 그런지 그 색깔이 명료하였고 멀리보이는 저쪽 건너편 산은
벌써 단풍이 들어 반이  울긋불긋하였습니다.
발밑으로는 안개인지 운무인지 두껍게 밀려들어 산아래가 보이지 않고 일출도 볼수가 없었습니다.
 
대청봉에 이르자 설악산은 대청봉 만을 보여주고 
주변산세의 자태와 단풍으로 변해가는 색깔의 농밀함,
멀리 보인다는 동해안의 해안선등은
모두 비밀스럽게 운무속에 감추고 호기심만을 자극하였습니다.
 
중정봉에 이르러 이미 차에서 배당받은 장어덮밥에 민영이 내외가 준비한 산낚지를 넣은
"낚지라면"을 맛있게 나누워 먹으면서 약간의 막걸리를 걸쳤습니다.
"낚지라면"의 맛이 기가막혔는데,
애석하게도 대청봉에 선착한  영철이, 재령이, 재선이, 덕봉이는 용술이를 가이드 하느라 뒤늦게 도착하고 있던 강민영, 신택이 조를 기다리느라 1시간여를 보낸 후에 
대청봉의 추위를 피하여 희운각대피소로 이동하는 바람에 그 맛있었던 식사를 함께 하지 못했습니다.
 
산신은 중청에서 희운각에 이르는 과정에 그 급경사의 내리막 울퉁불퉁한 돌길을 마련해서
 산행이 결코 만만하지 만은 않음을 가르쳤으나 내려보이는 단풍의 아름다움을 가득선사하였습니다.
 
희운각대피소에 이르러 덕봉이가 가져온 "마른운저리 무침"에 막걸리 한잔을 마시고,
말로만 듣던 천불동계곡의 속살로 신비를 찾아 길을 재촉하였습니다.
 
계곡으로 내려가다 나뭇가지 사이로 멀리 도로처럼 줄이 그어진 지형이 보여
병호한테 멀리 내리막쪽에 시가지가 있냐고 물었더니 움직이는 차가 보이지 않는데
무슨 도로냐고 하여,
한참 내려서 보니 저멀리 거대한 절벽이 하늘끝까지 솟아있고 
계곡을 따라 수직 절벽의 산봉우리들은 연이어 장관을 연출하고 있었습니다. 
 
아! 수억년의 세월이 깍고 다듬고 숲과 이끼와 비바람이 채색하여 조성한 조각품들!
인간의 능력을 벗어난 장엄!
하나의 거대한 화강암반을 하늘 끝까지 수직으로 올려 세우고
비바람으로 적절하게 쪼아내고 다듬고
그 사이사이에 키작은 소나무와 굴참나무, 단풍나무 등등을 심고서,
적절하게 잡풀과 이끼를 배치하고
세월의 풍상을 채색하여 만들어낸 자연의 걸작품!
 
주변에 모습을 달리한 수천개의 봉우리들을 연이어 배치하고,
사이로 계곡을 만들어 천상에서 떨어지는 옥류를 흘려보내면서
가끔씩 작은 연못에 고여 투명한 비취나 옥색을 연출시키고,
 
더불어 적절한 청량한 바람속에서 새들의 노래를 조성한
그 광경은 신선의 세계이었습니다.
 
나아가 때맞춰 두껍게 밀려오는 운무는 대부분의 산봉우리를 감싸
더이상의 시야를 통한 세속인의 관람을 거부하고
정신세계 속의 추리와 추상으로 돌려 
그 안타까움과 추상의 노력까지 더해지게 함으로써,
산신은 그 아름다움을 선경으로 완벽하게 조성하였습니다. 
 
어느덧 천불동계곡의 깍아지른 벼랑에 붙여서 조성한 계단을 걸으면서
"정목" 스님의 "마음 밖으로 걸어가기"가 떠올랐습니다.
 
지금까지의 경험에서 만들어지고 내면에 깊게 쌓인 마음이라는 것 때문에 
"있는 그대로 보지 못하고" 마음의 규제에 따라서 편향되게 보고 느끼고 행동하였던 것. . 
두려워하고, 화내고, 소극적이고. . 
얼마나 많은 일들에 대하여 마음의 규제에 의하여 시도하지 못하였던가
아름다움도 아름다움 있는 그 자체로 느끼지 못하고, 맛있는 것도 그 자체로 느끼지 못하고. . .
잘못된 경험의 찌꺼기들이 켜켜이 쌓여 있는 일종의 "불구자". . . 
 
걷자! 마음 밖으로!. . .
천불동 계곡의 절벽난간을 걷자 마음 밖으로!
두려움이 일어나는가 보자, 걷는 행동에 움추림이 느껴지는가 보자!
조금이라도 두려움이 느껴진다면 마음이 작동하는 것이고, 이는 잘못된 자아가 존재하는 것. . .
마음 밖으로 걷기를 시도하면서 마음의 변화를 살폈습니다.
마음 밖으로 걸으면서 잘못된 규제가 풀려가자 몸은 점점 가벼워지기 시작했고,
이내 마음이라는 것은 켜켜이 쌓였던 존재하지 않은 환영에 불과한 것이라고 느껴지게 되었고 이내
마음은 사라지고, 에고는 없어졌고,
걷는 몸과 투명한 의식과 걷는 의지만 남았으며 내면과 외면이 일체가 되었다고 느꼈습니다.
잘못된 규제가 없어진 몸은 새털처럼 가벼워졌고
주변의 경치와 소리와 모든 것은 그 자체로 황홀경으로 다가왔으며, 모든 것에 감사함만 가득하였습니다.
 
사위는 이미 운무에서 변한 가랑비가 거센 비로 변하여 천불동 계곡을 줄기차게 몰아치고 있었으나,
걷는 한걸음 한걸음은 주변 비경, 계곡물소리, 비바람과 더불어 일체된 충만감을 만들어냈습니다.
 
비에 온몸이  젖었지만 5.5킬로에 이르는 천불동의 멀고도 먼 계곡을 
황홀경에 빠져 새털처럼 가볍게 움직여 비선대에 이르러
하늘높이 올려다보고  설악산신이시어!
천불동 계곡에서 너무도 많은 것을 보고 느끼고 깨우치고 갑니다라고 
속으로 꿇어앉아 깊이 절하고
휴게소에 들러 흥분된 마음을 막걸리한잔으로 다독였습니다.
 
신흥사까지 2.3킬로에 이르는 빗속의 걸음을 더한 후에
버스로 동명항에 이르러 횟집에서 회장단이 마련한
맛깔스런 아카돔회에 28산우회의 우정을 가득담아 제조한 폭탄으로 건배하고 
출발지에 회귀하여 도착하였을 때에는 밤 9시경이었습니다.
 
이번 산행에 함께 하여준 친구들 모두들에 대하여 깊이 감사드리고,
특히 버스 뒷칸에서 적절한 멘트로 즐거움을 준 병호, 재령이, 덕봉이, 영철이 항상 고맙고,
재선이는 얼음이 아니었던 것 같고,
 
그 동안 산행을 통하여 더욱더 건강을 다지게 하여 주고,
스스로 알수 없었던  감명을 경험할 수 있게 지리산에 이어
설악산으로 인도하여준
내 친구 강민영에게 이글을 통하여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소중한 친구야 고맙고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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