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를 배경으로 한 영화는 많다. 루브르 박물관을 배경으로 한 <다빈치 코드>와 몽마르트 언덕의 <아멜리에> 세느 강변을 배를 타고 유람하는 <비포 선셋>과 파리를 구석구석 구획별로 나누어 보여준 <사랑해 파리>가 있다.
<다빈치 코드>의 중심인 루브르 박물관은 영화의 중심이 된 <암굴의 성모>와 신비한 <모나리자>의 미소가 있는 곳이다. 입구의 피라미드와 입구 아래 역 피라미드까지 친절하게 보여주지만 초반의 몇 장면을 빼고는 대부분은 셋트로 찍었다고 한다. 피라미드를 보면서 장 르노와 탐 행크스가 이런 대화를 나눈다.
장 르노.. 이 유리 입구를 어떻게 생각하시죠?
행크스.. 멋지군요.
장 르노.. 엽기적이죠.
만약에 관광객이 피라미드를 엽기적이라고 표현했다면 '프랑스를 엽기적이라 생각하시는군요. 당신이 엽기적이거나....'라고 따질 것이다. 그러므로 피라미드가 어떠냐는 질문에는 여러 다양한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이되 굿이 평하지 않는 것이 좋다. 에펠탑이 초기에 비난에 시달렸듯이 고전 박물관인 루브르에 유리 공법의 피라미드를 세웠으니 말이 많았지만 그대로 명물이 되어가는 중이다.
모나리자의 미소에 대해 생각해보자. 모델로 앉아 무엇을 보고 있었을까?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을까? 리자는 다빈치와 무슨 관계였을까?
남자끼리만의 비밀을 하나 알아버린 냉소적 미소?
혹시 오르가즘을 막 거쳐나온 억제된 황홀한 미소?
드디어 원하는 남자의 정액을 몸 안에 받아들였다는 교활한 미소?
모델에서 애인으로 넘어가는 시간을 알리는 종 소리를 들으며 짓는 음란한 미소?
당시 유행했던 매독으로 인해 근육 경련이 있어 나타나는 썩은 미소?
혹시 전라의 몸으로 그림을 그리는 다빈치를 보는 탐미적인 미소?
첫 외도라는 아무도 모르는 비밀을 하나 가졌다는 도도한 미소?
두 남자 사이를 건너다니는, 짜릿한 스릴을 즐기는 그런 아스라한 미소?
교양을 넘어 음란을 배워버린 행복한 미소?
문득 지난 밤 읽었던 데카메론의 야한 부분이 떠올라 짓는 간지러운 미소?
더이상 남자는 의미가 없다는 자조적이면서도 구원적 미소?
비단으로 몸을 가리듯 유혹의 짙은 눈빛을 살짝 가려보려는 가식적인 미소?
무관심한 표정으로 남자들의 욕구를 자극하는 바람 든 마담의 세련된 미소?
아니면
간지러운 가슴과 스믈거리는 목덜미와 뜨겁게 젖은 다리 사이를 감추려는 엽기적 미소?
다빈치 천재성으로 보아 이런 복합된 표정들을 한 여자의 미소에 다 넣어보고 싶은 욕구가 있었음에 틀림없다. 그림이 유명한 이유는 본능적으로 그녀의 미소에서 이런 흔적들을 읽고 있기 때문이겠다.
루브르에서 고른 하나.. 밀로의 비너스.
영화<아멜리에>의 배경은 파리의 몽마르트 언덕이다. 화가들이 즐비한 테르트르 광장이 있고 성스러운 마음이라는 사크르퀘르 성당이 있는 몽마르트 언덕은 200 미터 높이에 있다. 아멜리에는 이곳으로 남자를 끌어들여 묘한 장난을 한다.
하얀 구름에서 붉은 꽃이 뭉실뭉실 피어날까?
누군가가 햇살을 등지고 실루엣으로 다가서는 건 아닐까?
아무도 없을 곳에 문 두드리는 소리가 들릴까?
어떤 남자가 나를 보아줄까?
어떤 여자가 내게 넘어와 줄까?
사람은 기적을 기다리며 마법을 꿈꾼다.
오! 한 남자가.... 또는 오! 한 여자가.....
인간에게 기적은 남자와 여자이다.
인간에게 마법은 그들의 인연이다.
'지나가는 저 멋진 이여! 지금 당장 발을 멈추고 몸을 돌리라. 그리고 내게 다가오라. 달콤한 말을 건네라. 짜릿한 미소를 날리라. 그리하여 내 마음을 건들어다오. 날 흐트러다오. 따분한 하루가 또 가기 전에 날 건져다오. 날 유혹해다오. 귓속으로 야한 말을 흘려다오. 옴짝달싹할 수 없게 날 네게 가두어다오. 나로하여 짜릿하고 농염한 말을 하게 해다오. 그리하여 서로에게 흠뻑 젖은 연인이 되게 해다오.'영화 <아멜리에>에서는 이런 기적과 마법이 가득하다.
세느 강변의 배를 타고 유람하는 에단 호크 줄리 델피의 <비포 선 셋>. 비포 선 라이즈 속편으로 주인공 그대로 9 년만에 찍은 비포 선셋. 서로 많이 늙 관객들을 안타깝게 만들었던 영화. 재밌는 건 나이만큼 말이 거칠어졌다는 것이다. '그동안 거시기를 닳도록 써먹었겠지? '
노트르담 사원을 지나며 이야기를 하는 그들. 히틀러가 부하에게 폭파 명령을 내렸지만 아름다움에 차마 폭파하지 못했다는 노트르담 사원. 마지막 델피의 노래와 니나 시몬을 따라하는 춤이 영화의 백미였다. 에단 호크는 파리를 떠났을까? 줄리 델피는 그의 기차 시간을 물으면서 혹시 떠나지 못하도록 유혹하고 있었던 건 아닐까?
중년이 되면 얼굴이 주름지듯
혀에도 새로운 근육들이 생겨난다.
차마 몰랐던 혓바닥의 유희가
중년을 중년답게 한다.
중년이란
혓바닥으로 비롯되는 뇌의 쾌락을 아는 나이를 말한다.
밤의 세느강을 보고 싶으면 우디 엘런의 <에브리 원 세스 아이러브 유>를 보면 된다. 우디 엘런과 골디 혼은 세느 강변의 환상과 현실의 경계선을 넘나들며 아름다운 춤을 춘다.
<사랑해 파리>라는 옴니버스 영화는 18 개의 에피소드로 파리의 소박한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하나의 에피소드에 겨우 5 분만 허용되었기 때문에 깊은 성찰을 기대할 수는 없지만 짧은 시간이나마 그들의 의식을 따라 파리 시내 곳곳을 감상할 만하다. 각각 다른 감독이 각각 다른 18 곳의 파리를 배경으로 찍은 영화이다.
에펠탑을 직접 올라탄 영화는 성룡의 <러시아워3> 이다.
소피 마르소 주연의 옛 영화 <유 콜 잇 러브>에는 현대 미술관인 퐁피두 미술관이 나오며 부르고뉴 와인의 중심 도시인 디종과 아비뇽 성당, 퐁뇌프 다리도 보인다.
다 알려고 하다가는 여기서 주저앉아버릴 것이므로 파리 날개짓하며 파리를 벗어난다.
임동후
2011-04-27 08:27
[파리단상]파리의 느낌...파리를 충현이네 부부하고 갔는데...글쎄 사진에다 에펠탑 다 집어넣은다고 충현이와 함께 상당한 거리까지 뛰어갔던 기억, 몽마르뜨 언덕앞에 있던 카페의 할아버지 웨이터가 내 카메라를 요리만지고 저리 만지고 두대 있으면 한대 주고 싶더라고...몽마르뜨 언덕의 아가씨화가 거의 소피마르소 수준의...이 아가씨 불어밖에 못해서 대화 불가능...ㅎㅎ 그리고 루브르박물관 앞에서 영어로 길을 물어오던 한 그룹의 한국 학생들...그냥 같이 웃고 말았지...너무나도 서글픈 기억은 호텔로비에서 충현이와 맥주를 마시고 있는데 상당수의 한국의 어여쁜 아가씨들이 원주민들과 들어오더라는 사실...지금은 무덤덤 하겠지만 그땐 강한 애국심이 들더라고...
진용출
2011-04-27 13:02
이제 88회 연재 중에서 꼭 반을 넘었구나,,,파리는 자연스런 모습 보다는 절제되고 가공된 느낌이 들더라,,,
김영배
2011-04-29 10:51
갱호야 대단하다
근디 니가 언급한 영화들은 다본거냐?
영화를 감상 한거냐 아님 관찰 한거냐?
대한민국 만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