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고등학교28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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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2830
30기념문집

ㆍ작성자	양인상
ㆍ작성일	2008-12-12 (금) 23:14
ㆍ첨부#1	my_sweet_heart.jpg (211KB) (Down:105)
ㆍ장르	수필

ㆍ추천: 0 ㆍ조회: 607

ㆍIP: 203.xxx.223

고3 딸내미 따라서 수능시험 보기

아래글은 2006년 11월 17일, 딸내미가 수능시험을 본 다음날 동창 홈피에 쓴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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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내미가 어제 수학능력시험을 봤다.

아침일찍 시험장으로 데려다 주는 내 마음이 초조했다.
마을 어귀 공사장 신호등앞에 길게 늘어선 줄이 더욱 길어 보였다.
비상등을 켜고 중앙선을 넘어 새치기를 하는 차들을 보면서
내 마음도 다급해졌다.
"에이! 나도 할까?" 늦을까 봐 초조하다.

아무튼 넉넉한 시간 여유를 두고 시험장에 도착해서
딸내미 손을 꼭잡고 정문까지 바래다 주는데,
딸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많았었는데, 막상 뭐라고 딱히 할 말이 없다.
그냥 "이 시험 만이 절대적인 것은 아냐! 부담없이 봐라!" 라고만 했다.

딸내미 뒤꼭지가 안보일 때까지 시험장 정문에서 기다리다
불이나케 집에 돌아와서 딸내미 공부방 책상 앞에 앉았다.
"1교시 언어영역이 8시 40분 시작이지..."
8시 40분부터 나는 딸내미가 공부했던 언어영역 참고서를 꺼내서 봤다.
이런! 너무나 놀라웠다!
우리가 봤던 "예비고사"와는 차원이 다른 문제들이다.
정해진 시간 안에 지문을 읽기도 빠듯할 정도로 길다. 문제도 매우 복합적이다.
2교시 수학 시험시간에는 딸내미가 봤던 수학 참고서를 꺼내 봤다.
단답형 문제도 몇개 된다.
쉽든 어렵든 숫자 계산 잘못해서 2X7=14를 2+7=9로 쓰면 3-4점이 날아간다.
점심시간에도 딸내미 시간에 맞춰서 얼른 점심을 먹고 다시 자리로 돌아왔다.
3교시 영어 시험, 4교시 과학시험 (물리I, 화학I, 생물I, 화학II) 시간에도
시험보는 순서대로 딸내미가 공부한 참고서를 꺼내서 봤다.
내가 전공하는 물리 만해도 시험문제들이 쉽지가 않다.
대단하다! 기특하고...

방안에 편히 앉아서 책을 펴보는 것 만으로도 힘이 든다.
시험장에서 애를 쓰는 딸내미는 얼마나 힘이 들까?
시험이 끝나고 1시간쯤 초조하게 기다리니 딸내미가 집에 들어선다.
"과학이 짱 어려웠다"는 말에 가슴이 철렁해 진다.
아니나 다를까, 다른 과목들은 잘 본 것 같은데, 화학I에서 평소보다 3배는 틀린 것 같다.
무거운 침묵이 흐른다.
어두워지는 딸내미 얼굴을 힐끔거리는 내 가슴은 더욱 아프다.
아이가 얼마나 열심히 준비해 왔는데, 딸내미 마음은 어떨까?
"변환 표준점수를 봐야 알지. 걱정 마라!" 위로를 하고,
안나갈려는 딸내미를 설득해서 데리고 나가 오랫만에 외식을 했다.
"딸아! 수고했다.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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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이 딸내미가 서울대학교 화학생물공학부 2학년에 다니고 있다.

유희민 2008-12-13 10:02	드뎌 책에 올릴만한 내용이 샘플처럼 하나 올라 왔네. 친구들아... 자식자랑, 마누라 자랑..... 다들 팔불출 이라고 하지만 이제 자랑할 때 아닌가? 고슴도치라도 좋다. 특히 애들 키울때 애비로서 미안했던 이야기, 그리고 아내에게 못다한 남편으로서의 이야기, 그런 이야기를 우리들만의 책에 실어보자. 뭐 나야.. 아내에게 못다한 남편 이야기 쓰라면 차라리 소설을 쓰겠다만... 다들 착한 우리 동기들은 단 한번의 실수도 평생 미안한 감정으로 두고 있는게 있잖아? 그런걸 꼭 실어 주기 바란다.

박정구 2008-12-15 10:33	그랬구나, 그것이 바로 부모의 마음인걸.. 혹, 딸내미는 그때 아빠의 마음을 알고 있을까. 그래도 원하는 곳에 안착할 수있었던 것도 부모의 간절한 기도 덕이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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