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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2830
30기념문집

ㆍ작성자	오성일
ㆍ작성일	2008-12-22 (월) 15:26
ㆍ장르	동화

ㆍ추천: 0 ㆍ조회: 552

ㆍIP: 125.xxx.130

투쟁

(이 글은 우리집 텃밭에서 싹을 틔운 호박의 꿈이 꽃망울 속에서부터
자라기 시작하여 넝쿨이 되고 꽃이 피기까지의 과정을 동화형식으로
엮은 것입니다.)

나는 꽃망울이 답답했어.

자꾸 팔을 벌려 바람을 밀어냈지.

푸르던 내모습이 금빛으로 빛나던 날

꽃망울의 굴레를 벗어나

내가 있던 세상이 보이기 시작했지.

당신은 왜 둘둘 말려있나요?

멀리 .. 보다 멀리 날아가기위해 준비하는거야.

어디로 가는건데요?

모르지.

어디로 가야하는가는 중요하지 않아.

내가 얼마나 용기를 가지고 힘차게 나아가는가가

방향을 결정하는거야.

팔을 뻗어 이렇게 한가지씩 목표를 달성하고

또 다른 기회가 주어지면 이렇게 단단히 붙잡고

그것이 내 일생을 결정짓는 소중한 것이라 생각되면

빈틈없이 내 삶을 채워가는거야.

때론 오르기 힘든 담이 있어도 좋아.

끊임없는 노력과 오르겠다는 집념만 있으면 이렇게

붙잡을 수 있지.........이젠 됐어.

당신은 왜 멈춰있어요?

가지 말아야 될 길을 가고 있었어.

포기한건가요?

그래....하지만 다시 시작할꺼야.....언젠가는.

우린 목표가 같아.

저기 보이는 저곳까지 같이 가는거야.

코스모스가 꽃을 피우지도 못하고 죽었어요.

당신의 욕심때문에.....

내 잘못이 아니야.

내가 가는 길에 코스모스가 놓여있었을 뿐이지.

삶이란 끊임없는 투쟁이란걸 몰라?

삶이 쉽지만은 않다는걸 알아요.

하지만 당신의 목표를 위해서 남을 희생한다는건

부끄러운 일이예요.

맞아.

나도 덩쿨을 뻗어 세상을 붙잡으며 이만큼 성장했어.

붙잡는 것은 우리가 살기위한 최소한의 노력이야.

하지만 투쟁이 되어서는 안돼.

그러나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으면 안되지.

열매가 맺히면 그 땐.

이렇게 아무것도 붙잡을 수 없어.

그냥 메달려 있어야하는 때가 오는거야.

비가 내립니다.

삶의 뜨락에도 비가 내립니다.

마냥 내리는 비를 바라보며

쉬고 있을수는 없지요.

쉬는 동안 자라난 풀들이

삶의 뜨락을 덮어버리면

햇살이 비추는 날이 오더라도

흙은 숨을 쉴 수 없을테니까요.

유희민

2008-12-22 18:53

투쟁... 제목이 어울리지..... 환희 정도???
참 대단하다.... 꽃을 두고 사진을 찍는 몇몇 동창생들....
꽃 사진을 보면 감히 뭐라고 할수는 없지만.... 좋은건 사실이다.
그걸 시차를 두고 찍는다는것도 쉬운건 아닐건데....

스텔라 보고싶소...


오성일	환희도 좋지. 하지만 호박넝쿨의 강인함을 자세히 관찰하고 만져보면서 그 넘치는 생명력을 표현할 단어를 찾다보니 투쟁이 되었다. 넝쿨에 촛점을 맞춘것..^^ 미국시민이여.	12/23 08:44

김대철

2008-12-22 18:54

당신은 왜 멈춰있어요?
가지 말아야 될 길을 가고 있었어.
포기한건가요?
그래....하지만 다시 시작할꺼야.....언젠가는.

이 장면의 줄기는 어떻게 되었나 궁금하다.
쉼없이 앞으로만 내달리는 인생에서 한번쯤 자신을 되돌아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지 않았을까?

그러나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으면 안되지.
열매가 맺히면 그 땐.
이렇게 아무것도 붙잡을 수 없어.
그냥 메달려 있어야하는 때가 오는거야

이 장면에서는 매달려 있는 호박의 열매가 더 어울리 것 같은데, 그 장면을 촬영하지 못했나 보구나.


김대철	댓글의 첫번째 내용에 어울리는 사진은 손상받거나 잘려나간 줄기가 더 어울리지 않을까?	12/22 19:02

오성일	호박꽃이 필 무렵 포도송이는 저만큼 영글어 있을 때지. 호박과 포도는 텃밭 한가족이거든....^^	12/23 08:38

김대철	그렇구나, 호박꽃과 작은 포도송이가 비슷한 시기이고, 텃밭 한가족이라,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어서 고마워. 호박은 텃밭에서 자라는 줄 아는데, 포도는 따로 과수원에서만 자라는 줄 알았지. 열매는 성장과정을 생각하지 못하고 모두 가을에만 열린다는 관념적 매너리즘에 빠진 것이고.	12/23 09:30

차성호 2008-12-23 13:43	참 싱그럽다. 오랬만에 눈, 마음이 환해졌네. . . 호박넝쿨. .삶의 과정, . . 참 아름다운 시를 읽은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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