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슬하에  아들 둘이있고 딸 둘이 있는데 아들 둘과 딸 하나는 출신지가 전상도(全尙道)이고
성도 나하고 같은 윤(尹)가 성을 사용한다.
그런데  딸 한명은 경상도 출신에다가   성(姓)도 나하고 다르다.
 전상도(全尙道)라는 단어는 사전에는 없는 단어이고 내가 만들어 낸 단어인데
전라도의 전(全)자와 경상도의 상(尙)자를 따서 쓴 합성어이다.
 
이유야 어찌 되었든 우리 집에는 이렇게 출신지가 다르고
특히 성(姓)이 다른 자식들이  한 지붕에서 살아가면서도
자식들 간에 불화나 갈등이 전혀 없고 평화와 질서 속에서  다들 잘 지내고 있다.
나의 이 말을 들은 친구들 중에 혹시나 나를 무척 부러워하고 그 비결을 묻는 친구들이
있을지 모르겠다.
이제부터 내가 그 비결을 알려 주고져 한다.
 
내가 이렇게 얘기를 하니까 내가 재혼을  한 것처럼 보이는데
사실은 그게 아니다.
 
제일 큰 딸은 내가 직접 낳은 딸이 아니고 울산에 있는 장모님이 키우던 딸을 24살때 
입양해서 키우고 있는 중이고
둘째딸은 내가 낳은 딸인데  현재 대학교 1학년생이고,
큰아들 역시 내가 낳은  아들인데 고등학교 2학년생이며
막내 아들 역시 내아들인데 현재 중학교 1학년이다.
 
좀더 구체적으로 가족 소개를 할까 한다.
 
먼저 큰 딸. 

 
내 자식들이 생기기 전에는 세상에서 이 딸이 최고로 예쁜줄 알았는데 내자식들이 생기니까 역시 입양한 
자식이라서 그런지  애정이 덜 가더라.
글고 다른 자식들은 모두 나랑 같은 성(姓)을 사용하는데 큰 딸은 나랑 성도 틀리고 생김새도 다르다.
나하고 좀 닮았다고하는 사람들이 있기는 있으나.
아마도 다른 자식들이 나를 닮은 것에 비하면 새발의 피라고나 할까? 
더우기 큰딸은  " 우리 집에 왔으니 나랑 같은 성(姓) 쓰자"는 나의 제의를 일언 지하에 거절한다.
글고 옛날에는 내가하는 행동이나 내 말이라면 어떤 일이라도 100% 믿고 살았는데 요즈음은 "술을
조금만 먹어라. 남들 앞에 가면 말을 줄여라. 얘들한테 너무 억압적으로 하지 마라....등등 이루 헤아릴수
없을 정도로 많은 잔소리를 해댄다.
크게 뛰어난 미모는 아니지만  험상궂다거나, 혐오감을 줄만한 얼굴은 아니라서  
부부동만 모임에 함께  다니기에도 별 애로사항이 없다.
뛰어난 언변이 있어서 말을 잘 하는 편은 아니지만 젊잖고 겸손 하다는 평가를 듣는 편이라서 오히려 좋다.
(내가 많이 떠드는 편인데 우리 큳딸까지 많이 떠든다면 '목불인견.')
더 할 얘기가 많지만 다른 자식들 에 대해서 써야 하므로 큰딸은 여기서 줄인다.
 
 
2.둘째 딸.  

 

 보기만해도 예쁘고, 믿음직해서 미치고 환장할 지경이다.
키 177cm의 훤칠한 키에 서글서글한 눈매. 물론 몸매는 S라인이지.
거기에다가 다소곳한 품행.(고등학교때 별명이 신사임당이었단다.)
물론 중학교 때는 공부를 무척이나 잘했었는데
고등학교에 들어가서 게으름을 피우다가 서울대에 못간게 아쉽기는 하지만
어찌 사람들이 위만 보고 살 것인가?
지방 사립대에 간 다른 아이들과 비교하면 그래도 효녀다.
동생들 챙기기는 오히려 큰 딸보다 더 열심이다.
저보다 두살 적은 남동생이 뭘하든지 항상 귀엽다고 한다. 그래서 더욱 든든하다.
아빠로서 조금 불만이 있다면  저녁 늦게까지 공부하다가 불을 그대로 켜놓고 잠을 자는것,
다른 아이들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여학생인데도 방청소를 잘 하지 않는다는 점 정도이다.
 
 
3.큰아들.

나는 '우리집 기둥'이라고 부른다.
남들이 우리 아들을 보면 보면 듬직하다고들 하는데 나는 아들에게 늘 몸무게를 묻는다.(살좀 빼라는 의미로)
그러면 한번도 답을 한적이 없는데 내가 보기에는 키 176cm에 85kg정도 된다.
중학교때 학교에서 축구를 하다가 발목을 챠여서 성장판을 다친 이후로 키가 안크고 몸만 불어 난것이
안타깝기는 하지만 그것도 본인의 운명이겠거니 여긴다.
이녀석이 하도 공부를 하지않아서 하루는 새벽에 데리고 나가 부산공동 어시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이나.
인간시장에서 하루 일 나가기를 기다리는 사람들을 보여주고 집에 와서
"왜 그사람들 그런 삶을 살고 그렇게 인상이 찌그러져있겠느냐"고 했더니
"그사람들은 운이 없는 사람 들이라서 그래요"라는 답을 듣고 나서 내가 무지하게 열을 받았었는데
지금은 정신차려서 공부를 좀 열심히 하는 편이다. 
지난번 즈그 엄마 생일날은 우리 가족이 단체로 노래방을 갔는데 거기서 그 큰 덩치로 멋있는 춤을 추어서
우리 가족들을 한없이 웃도록 해주었으며. 때때로 유머러스한 언어로 가족들을  즐겁게 하는 녀석이다.
 
 
4.둘째 아들.
 

나는 막둥이라고 부르고 우리 큰딸은 귀염둥이라고 부른다.
중학교 1학년인데 키 177cm에 몸무게가 60kg이니까 약간 호리호리한 편이나 운동을 하면서 오히려 
살이 불고 있는 중이라서 좋다.
초등학교 5학년 2학기때부터 축구를 시작했는데 늦게 시작한 셈치고는 그래도 잘하는 편인데도,
나는 우리 아들이 늦게 시작했다는 걸  망각하고 항상 같은 또래들과 비교해서 그것도 전국에서 제일잘하는
아이들이 모인 광양제철중학교(막둥이가 다니는 학교) 아이들과 비교해서 조금이라도 못하는 날이면 속이
무지하게 불편하다.  하지만 이녀석 에게는 아무말을 하지 않는다.
자기 나름대로는 열심히 하고 있는데 아버지가 실망하는 언행을 하면 혹시나 상처를 받지 않을까 싶어서.
이 녀석은 일찍부터 선배들 눈치보면서 숙소생활을 해서 그런지 철이 많이 들었다는 생각을 자주 하게 한다.
항상 남을 배려하는 그런 속깊은 놈이다.
아마도 우리 막둥이는 후배들에게 육체적인 폭행은 물론이고 언어폭행도 하지 않을 아이다.
어제는 목욕탕에 데리고 갔는데 배꼽 밑에 검은색 털이 제법 많이 나 있더라.
몇일전에 선배 한분이 아들 둘이서 사법고시와 외무고시 합격했다고 선물을 주기에 받으면서 그랬다.
"축하합니다. 저도 우리 막둥이 국가대표되면 수건 큰걸로 한장식 돌릴랍니다."(웃자고 한 얘기였다.)
 
내가 왜 우리 가족소개를 먼저 했느냐 하면 지금 나의 생활이 큰 권력이 있거나, 많은 돈이 있어서
떵떵거리면서 살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나름대로 행복한 삶을 살고 있다고 여기며 현 상황에 나름대로
만족하면서 살고 있다는 얘기를 하고져 함이다.
 
그런데 이런 행복한 가족을 꾸리는데 까지  결코 순탄하지 만은 않았다.
지금부터  그 어려웠던 얘기를 하고져 한다. 
 
그 장애의 근원은 나의 고향이 전라도라는 것이 그것이었다. 
친구들은 전혀 이해를 못하고 공감을 못하겠지만 잘 들어 보면 이해가 될지 모르겠다. 
좀더 쉽게 말해서 결혼을 할려고 하는데 내가 전라도 놈(그때당시 우리 처가에서는 이렇게 얘기했을 것이다.) 
한테는 딸을 줄수 없다는 장인 장모님의 사고.
 
장인 어른을 만나자고해서 만났다.
다짜고짜 내가 이런 말을 했다.
"전라도는 예로부터 곡창지대였고 경상도는 산악지대이니 전라도는 먹을것도 풍족했고 경상도는 좀 궁핍했었지요.
농경사회였던 박정희 정권 전까지만 해도 경상도 보다는 전라도에서 세금을 훨씬 더 많이 거둬 들였었습니다. 
그란디  5.16 구데타로 정권을 잡은 박정희가  자기 고향이 경상도라고  외국에서 차관을 들여와서 돈되는
공장들은 모두 경상도에 짓고 전라도에는 도로도 제대로 만들어 주지 않았습니다.
 
이거는 마치 이렇게 비교할 수가 있을 것입니다.
밥이 두그릇이 있고 사람이 두명이 있습니다.
그러면 두사람이 밥 두그릇을  서로 사이좋게 한그릇씩 나누어 먹어야 될것 아닙니까?
그런디  경.상.도.라는 사람이 전.라.도.라는 사람보다 힘이 세다고 주먹으로 뚜르러 패벌고
밥을 뺏어 먹어버린 경우와 똑 같습니다.
그러면 생각해 보십시오.
끼니때마다 밥을 한그릇씩만 먹던 사람이 갑자기 두그릇씩 먹기 시작했다면 배탈이 날것이고
밥을 빼앗긴 놈은 오기가 생기고 감정이 생길거 아닙니까?
지역감정의 발로는 여기에서 비롯된다고 봐야 옳을 것입니다.
배탈이 난 현상이 경상도 지역의 공해 문제입니다.
전라도 지역에 공해문제 들어 봤습니까?
 
또 동해안이 수심이 깊어서 대형 선박의 항만 접안이 용이하니  철강이나 정유공장은 이쪽에다가 짓더라도
노동력이 많아야 되는 전자나 조선소등은 사람이 많이 사는 전라도에다가 지어도 될거 아니요,
그것이 경상도와 전라도가 서로 밥을 한그릇씩 나누어 먹는 것인디
모든 공장을 경상도에다가만 지어 버링께 전라도 사람들이 고향을 떠나오면서 -나도 합기도 배우고 태권도
배워서 내 밥을 다시 찾아 먹을란다-는 생각을 가질것 아닙니까?
결국 정권에 의해서 우리 전라도가 고의적으로 발전이 회피되어 왔다고 생각을 하기 때문에 지역감정이
생기는거 아닙니까? 
그러면 경상도 사람들은 전라도 사람들에게 미안하다는 생각을 갖어야 될텐디 도리어 왜 무시하고
업신여기는지 모르겠습니다.
이건 방구낀놈이 성내는 경우하고 하나도 다를것이 없습니다."
 
그랬더니 우리 장인어른께서 할 말씀이 없으신지 굳게 입을 다물고 계시다가 딱 한마디 하시더라.
"그러면 니들끼리 결혼을 해라.
부모된 죄로 나하고 즈검마는 (즈그엄마- 장모님) 결혼식장에 가겠지만 사람들에게 알리지는 않을란다."
"그렇게는 저도 못하겠습니다. 정림이가 정림이 집에서는 예쁘고 소중한 딸이겠지만 저도 우리집에 가면 
저를  세상에서 가장 잘난 아들이라고 믿고 30여년을 키워온 울 어머님이 계시는데 그런 분을 실망시키면서까지
결혼을 하기는 싫습니다."
그러고 서로 자리를 일어 났다.
 
그런데 옛날 어른들 말씀이 자식이기는 부모는 없다고들 했다는 말씀을 내가 솔선해서 실천에 옮겼다.
우리 둘이 좋다고 하니까 처가집에서는 결국 입양 승낙을 하게되고
1989년 4월 1일로 입양식날을 잡게 되었다.
입양식 날을 잡았는데도 우리 장인어른은 내가 도저히 마음에 들지 않는 눈치였다. 
입양 전에 신접 살림을 차릴 방을 보러 온 우리 장인어른하고 장모님이 함께 펑펑 우셨단다.
신혼 방이라는게  부엌으로 방을 출입해야 하는 그런  방을 (전세금 400만원이었는데 그것도 계돈을
미리 타서 얻은 방이었고 아직 계돈도 다 갚지 않은 그런 . 그때 당시 내 봉급이 40만원 정도였으니까
상상해봐라.) 얻어 놓고 거기서 둘이 살란다고 했으니까
우리 처가집에서 볼때는 얼마나 기도 안 찼겠냐?
전라도 놈에다가, 성질 부리는 것도 마음에 들지 않는데,
거기다가 돈도 없는 이런 거렁뱅이같은 놈이 처가집에서 볼때는 절대 마음에 들리가 없었을 것이다.
만약에 우리 딸이 나중에 나같은  놈을 신랑감이라고 집에 데려 온다면 나는 그길로 요절을 내버릴 것이다.
물론 우리딸은 이뿡께 놔두고 우리딸을 따라 온 그 놈을.
 
 
장모딸을 입양하던 날. .
 
나는 그래도 우리 장인이 사람들을 많이 초대할줄 알았는디 가까운 친척들만 초대를 한거야.
다시말해서 가족사진 찍을때 필요한 사람들만.
그런데 그때 당시 부산에서 가장 크다는 목화예식장 2층 성실이 손님들로 대 만원을 이뤘고
축의금도 예상 외로 많이 들어 온 거야. 
(그런데 지금 내가 가만 생각을 해보니 내 손님들이 내 생각보다는 많이 오긴 왔지만 우리 장인어릉께서
생각한 만큼 그렇게 많이 오지는 않았다.
예식장에 가면 3층,4층,5층으로 가면서 엘리베이터를 타지않고 계단으로 올라가는 사람들이 있잖아.
그런데 우리 장인어른 눈에는 그 사람들을 모두 우리 손님으로 보고나서 식장안으로 신부 손잡고 입장을
하셨으니 진실을 알지 못하고 착각을 하지 않으셨나 싶다.)
 
그러니까 우리 장인이 조금 놀랜거야.
"아니 이놈이 전라도 놈이고  부산서 결혼식을 하는데 왠 사람이 이렇게 많이 왔노."하는 생각을 하신거 같았다.
사위라고 한놈을 얻었는데 이놈이 아주 막된 놈이라고 생각을 했는데 오늘 결혼식장에 사람들이 모인걸 보니 
이 놈이 세상을 막살지는 않았구나." 하는 생각을 하셨겠지.
그러고 나니까 약간 기분이 좋아졌다기보다는 "이왕 줄바에는 기분좋게 주자."는 생각을 하셨는지
갑자기 결혼식 비용도 처가집에서 부담을 할란다고 하고,
신혼여행 비용도 처가집에서 내겠다고 하면서 여행사에 지불한 돈을 다시 주는거야.
기분이 무쟈게 좋더라.
돈 몇푼이 받은건이 좋은게 아니고 나를 조금은 인정해 주고 그래서 나를 배려 해 준다는 점 때문에 기분이
더  더 좋았다고 해야 옳은 얘기다.
이때,
 
                            ..................여자는 자기를 예쁘다고 하는 남자를 위해 화장을 하고
                             남자는 자기를 인정해주고 믿어주는 사람을 위해 목숨을 바친다고했던가.........
 
라는명언 이 갑자기 떠오르더라. 
그렇다고 우리 장인 어른한테 그렇게 하겠다는 얘기는 아니고. 그냥 그런 생각이 나더라는 얘기다.
 
글고 신혼여행에서 돌아오니 돈을 천만원 주면서 전세방을 다시 얻으라는거야.
그래서 결혼식때 들어온 돈하고 처가집에서 얻은 돈으로 부엌으로 들어 다니지 않는 반듯한 전세집을 얻었었다.
나의 신혼생활은 이렇게 시작을했다.
 
신혼여행갔을때 에피소드는 나중에 다시 쓰기로하고 결혼 생활중에 있었던 일을 하나만 소개 하기로 한다.
 
나는 체질적으로 술을 많이 하지는 못한다.
그래도 이지역에서 다른 사람들에게 뭐든지 뒤지면 안된다는 생각으로
어거지로 다른 사람보다 많이 마시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래도 한번도 넘어지거나, 다른 사람보다 먼저 자리를 뜨거나, 터무니없는 실수를 해 본적이 없다.
그러다가 한번은 우리 사촌 형하고 둘이 술을 마셨는데 내가 술을 마시다가 떨어져 버린거야.
아마도 긴장이 풀려서가 아닌가 싶다.
형이 우리집에까지 데리고 와서 방에 눕혔는데 내가 잠꼬대를 하더라네.
 
"그래, 니미 씨발놈들아, 내가 전라도 놈이다 어쩔래? 그러면 느그덜이 나보다 말을 잘하냐,
글을 잘쓰냐, 쌈을 잘허냐. 새끼들아! 붙을 놈 있으면 붙어봐라 씨발놈들아!" 라고 하더라네.
이 잠꼬대를 들은 우리 큰딸이 무지하게 신랑이 측은해 보인거야.
'집에서는 전혀 티를 내지 않는데 밖에 나가면 전라도 출신이라고 다른 사람들에게 따돌림을 당하기도 하는갑다.
그래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다가 잠꼬대를 하는 갑다.'
 
(그런데도 집에서는 전혀 내색을 하지 않았으니.....)
 
이런 생각을 한 우리 큰 딸은 그래서 그런지 그날 이후로
내가 아무리 밤늦게 집에 들어가도 가능하면 나를 이해 할려고 애를 쓰는거 같다.
모르긴 몰라도 마음 약한 우리 큰딸.
우리집으로 입양오기전 내가 전라도 놈이라는 이유로 처가집에서 나를 반대했던 생각이 불현듯 생각이 났을거야.
그래서 내가 더 측은하게 느껴 졌었겠지.
미안한 생각도 들지 않았겠어?
 
그렇지만 나는 지금 처가집에 그때당시 일로 감정을 가지고 대하거나 전라도에 대해서 이해시킬려고 애쓰지 않는다.
결혼 당시 처가집에서 도움 받은 돈을 갚아야 된다는 생각으로.
글고 좋은 딸을 나한테 입양시켜서 그 딸이 울 엄마를 잘 모셨고.
예쁘고, 듬직하고, 귀여운 자식들을 낳아 준 대가르 치루기 위해서
결혼 하고 나서부터 지금까지 빚을 갚아 나가고 있다.
 
(조금 낮뜨거운 얘기이긴 한데 이왕 말이 나온 김에 우리 큰 딸이 울엄니를 잘 모신 얘기를 좀 하고 넘어 갈까 한다.
울 엄니께서 아들 하나만 믿고 힘들게 살아오신 인생역정을 훤히 알고 이해하고 있다.
그래서 인지는 모르지만 울엄니 살아 계실때 울엄니한테 한번도 말대꾸를 한 적이 없다.
자기가 어머니 용돈을 정기적으로 드리지만 내가 자기 모르게 어머니 용돈을 드리다가 발각된 경우가 있는데
그래도 한번도 그걸 나무라거나 시비해 본 적이 없다.
다 적을려면 내가 팔불출이 될거 같아서 각설 하고 딱 한가지만 적고 넘어 갈까 한다.
 
---------나보고 이미 팔불출이 됐다고?---------
---------그래도 할 수 없다.----------
 
울 엄니께서 췌장암으로 투병생활을 하시다가 돌아 가셨는데  
돌아가시기전 20여일을 병원에서 대소변을 받아냈었다.
그런데 울엄니의 두 딸들은 한번도 그 일을 하지 않았었는데
우리 큰 딸은 당연히 자기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을 하고  묵묵히 그 일을 해 내더라.
그때 내가 우리 큰딸 한테는 무한 애정(?)을 갖게되더라고.
저 여인네가 내가 아니면 왜 저 고생응 할 것인가 생각을 하니 무지하게 잘해줘야 되겠다는 생각을 갖게 되더라고
그 이후로 우리는 부부싸움을 모르고 살아 오고 있다.
물론 우리 큰 딸이 유순한 탓도 없잖아 있지만.)
 
매년 임자도 조기를 두세상자씩 사서 처가집에 보내서 말릴것을 권유 한다.
(물론 내가 다시 가져다가 먹기도 하지만 처남들에게도 나눠 준다.
우리 임자도것이 얼마나 맛있는 것인지 알리기 위해서.)
설에는 임자도 김을 한박스씩 보내서 동네 사람들이 나눠 먹도록 한다.
가끔 영암 무화과도 보내고 무화과 즙도 한박스씩 보낸다.
임자도 병치를 대접 하기도 한다.
임자도에 모시고 가서 중선배를 직접 타고 바다에 나가서  배에서 바로 잡은 민어하고 광어를 대접하기도 했다
외국 여행을 가신다면 용돈도 백만원씩 드린다.
차를 바꿀때면 차값에 보태라고 돈도 조금씩 드린다.
명절때나 당신들 생신때는 가능하면 필히 참석하여 용돈을 드린다.
 
물론 나만 일방적으로 계속 주지만은 않는다.
당신들의 딸을 데려다가 잘 먹여주고 키워 주었다고 처가집에서 우리집에 가져 오는 것도 있다.
 
쌀은 결혼하고부터 지금까지 한톨도 사먹어 본 적이 없다.
김장 역시 한번도 해 본적이 없고 20년을 처가집에서 가져다가 먹는다.
가끔씩 추어탕, 곰국등을 가져 오시기도 한다.
명절은 물론이고 평소에도 우리 아이들이 처가집에 가면 장모님과  
아이들의 외삼촌들 한테서도  용돈을 많이씩 받아온다. 
작년에 우리 작은 딸이 대학에 들어 갔는데 입학금 256만원을 학교 온라인으로 직접 송금을 하시기도 했다.
(아이들 대학 갈때 입학금 만큼은  모두 주시겠다는 장인 어른한테 이 속없는 놈이 그랬다."아버님!
5년동안 계속 주시면 안될까요?
아니면 입학금만 주실라면 고려대 갔다고 생각하고 고려대 등록금을 모두 주시던지요." 그랬더니  
지금은 우리 살림살이가 결혼 할때처럼 궁핍하지가 않다는 걸 아는 장인어른께서 그냥 빙긋이 웃고 만다.)
 
이것뿐이 아니다.  덤으로 받은 것이 있다.
전라도라면 그렇게 싫어하고, 전라도 사람에게 시집가는 딸을 무척이나 안쓰럽게 생각하던
처가댁 식구들에게서 나한테 딸을 입양하고나서부터 전라도에 대한 인식의 전환이 시작된거야.
손위에 동서가 있는데(4촌), 선거때 그 동서가 김대중을 찍으라고 하면 '생각이 있는 놈'이고
내가 김대중을 찍어야 한다고 하면 '전라도 놈이니까'라고 생각하던 우리 처가댁 식구들이
선거때마다 김대중을 찍었다고 하는거야.
이분들이 김대중을 찍은것은 김대중이 좋아서가 아니라 윤서방을 겪어보니
그동안 전라도 사람들에게 가졌던 편견과 선입견이 잘못되었다는 판단을 했기 때문이 아닌가 여겨 진다.
 
부처님께서 그러셨어
사람을 꼬실때는 첫번째로 뭐라도 주면서 꼬셔야 되고, 두번째로는 웃으면서 꼬셔야 되고,
세번째로는 함께 하면서 꼬셔야 되며, 마지막으로 그 사람에게 이로운 일로 꼬시라고 하셨는데
 
부처님께서 갈쳐준 방법으로
처가집 동네 아줌마들까지 다 꼬셔가꼬 처가 동네에도 내 팬들이 무척 많아 졌다.
"우리 동네 사위들 중에 윤서방이 제일 낫다."라는 얘기를 듣고 있다.
어떻게 꼬셨는지 갈쳐 주까?
추수가 끝나고 나면 막걸리 한박스하고 맥주 2박스 안주로는 생굴을 세차대기(자루) 정도  싣고 가서
처가집 마당에 불을 피워 놓고 동네 아줌마, 아저씨들을 다 부른다.
술을 한잔씩 돌리고 추수 하시느라고 수고하셨다고 말한마디 건네면 된다.
거기다가 서비스로 '대전부르스'한곡 때리면 최고다.
 
이처럼 동네 사람들이 윤서방 최고라는데 우리 장인 장모님 마음이 어쩌겠냐?
갈수록 '괜찮은 놈'이라는 생각을 안 했겠냐?
그러니 자연 선거때 김대중을 찍을 수 밖에.
 
친구들아 !
내 자랑같아서 안물어 볼라고 했는데 그래도 한번 물어 볼란다.
이정도면 나 윤대일이 전라도 사람으로서 부산서 바르게 잘 살아오지 않았냐?
묻고나니까 무쟈게 쑥스럽다야.
그래도 친구들이니까 느그덜이 이해해라이.
 
지금까지 내가 쓰잘데기 없는 말만 지껄인거 같은데
내가 하고 싶은 야그가 뭐냐하면
"세상을 살아가면서 진정성을 갖고 사람을 대하라"는 얘기를 하고싶어서다.
그렇게 사는게 세상을 잘살아 가는 길이고,
그렇게 살아야 누구한테든지  당당할수 있는 것이다.
 
친구들아!
큰 돈이 없고 큰 명예가 없더라도 세상을 살아가면서 기는 죽지말고 살자.
거꾸로 나보다 못한 사람이라고 무시하거나 기죽이지 말고 더불어 함께 살아가자.
 
 
아래 가족사진은  2008년 여름에  목고 8회 졸업생이신 한화갑 선배님께서  우리 집에 오셔서  
아침식사를 하시고 나서  우리 가족하고 기념사진 한장 찍었다.
우리 가족들은 집에 있다가  사진을 찍으니 복장이 편한 복장들이고 나는 모시고 나가야
되니까 양복을 입고 있다.